[파이낸셜뉴스] 국내 해외주식투자자 사이에서 '아이온큐'(IONQ)가 새로운 인기 종목으로 떠올랐다. 주가는 상장 한 달 여 만에 140% 넘게 급증한 가운데 미 증권가에선 기업의 가파른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위험도 크다고 조언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아이온큐는 이달 들어 국내 해외주식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6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1~9일 7거래일간 순매수 규모는 3461만달러(약 409억원)에 달한다. 지난 10월 아이온큐 순매수 규모(2098만달러)보다도 증가했다.
아이온큐는 지난 10월 1일 스팩(SPAC)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양자컴퓨터(Quantum Computer) 기업이다. 2015년 김정상 듀크대 교수와 크리스 몬로 메릴랜드대 교수가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양자컴퓨터 기업이 증시에 상장한 건 '세계 최초'다.
이때 아이온큐를 둘러싼 인기는 시가총액 43억달러(약 5조원)에 불과한 '낯선 종목의 등장'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간 해외주식투자자의 순매수 상위권은 메타(구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누구나 알 법한 유명 대형주나 상장지수펀드(ETF)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온큐는 과거 상장 초기의 테슬라와 마찬가지로 흑자를 낸 적이 없는 기업이다. 지난 2·4분기 순손실은 999만달러(약 119억원)에 달했다. 오는 15일 회사는 3·4분기 실적 발표에 나서지만 시장에선 이번 분기 역시 적자 및 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온큐에 투자자들의 과감한 베팅이 이어지는 건 일명 '꿈의 컴퓨터'로 불리는 양자컴퓨터 기술 산업의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에 따라 작동되는 미래형 첨단 컴퓨터로,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순식간에 처리할 수 있다.
특히 아이온큐는 전자기장으로 이온을 잡아두는 이온트랩 기술을 활용, 상온에서 작동되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 그간 양자컴퓨터는 영하 273도의 극저온에서만 가동됐었다. 별도 냉각기가 불필요한 만큼 회사는 2023년까지 소형화된 양자컴퓨터 제작에도 나선단 계획이다.
아울러 아이온큐는 구글 클라우드,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등 전 세계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사용 가능한 양자 하드웨어를 개발하고 이들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 시스템을 제공하는 유일한 회사이기도 하다.
구글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구글벤처스와 삼성전자 벤처투자조직 삼성카탈리스트펀드, 아마존, 현대차 등은 일찍이 아이온큐 투자자로 나서기도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P&S마켓리서치는 양자컴퓨터 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56%, 시장 규모 650억달러(약 77조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같은 긍정적 가능성에 투자자들은 공격적 매수로 화답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아이온큐는 전날보다 1.18달러(5.53%) 오른 22.53달러에 마감됐다.
특히 이날 나스닥지수가 전장 대비 0.6% 떨어지는 등 뉴욕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이온큐는 4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며 이 기간 일일 평균 10.2%의 수익률을 시현했다. 상장 당일인 지난 10월 1일 종가(9.2달러) 대비 주가상승률은 144.9%에 달한다.
다만 미 증권가에선 아이온큐에 대해 '상승 가능성은 엄청나지만 그 만큼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른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 종목이란 설명이다.
미 투자자문사 포트폴리오웰스글로벌(PWG)의 데이비드 모아델 수석 애널리스트는 "아이온큐 투자는 신흥 시장에 대한 투기적 성격이 강하다"며 "아이온큐 주식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안정성은 기대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미 헤지펀드 케리스데일캐피털 애널리스트였던 이안 베젝도 아이온큐를 '매수해야 할 7가지 양자컴퓨터주' 중 하나로 꼽으면서도 "2026년까지 아이온큐의 잉여 현금 흐름이 마이너스로 예상돼 투기성이 짙은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jo@fnnews.com 조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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