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윤석열, 5.18참배 반발에 "저는 쇼 안합니다"(종합)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0 20:04

수정 2021.11.10 20:12

시민단체 "尹 참배 못하게"...'저지선' 구축
추모탑까지 가지 못하고 발길 돌려 '반쪽 참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막혀 참배단까지 가지 못한 채 도중에 멈춰 서 사과문을 읽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사진=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방문을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막혀 참배단까지 가지 못한 채 도중에 멈춰 서 사과문을 읽고 있다. 2021.11.10/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사진=뉴스1
【광주=전민경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광주를 전격 방문해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했다. 호남 민심을 달래는 한편, 중도 외연확장 행보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하지만 5.18민주묘역에서 그의 참배를 막으려는 광주 시민단체가 '저지선'을 구축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윤 후보의 발길은 추모탑까지 닿지 못했고, '반쪽 참배'에 그쳤다.

■尹 "우리 모두 광주의 아들이고 딸"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에서 상징성이 깊은 세가지 장소를 방문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뜻을 기렸다.
윤 후보는 5·18묘역 근처에서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허리를 굽혔다.

앞서 그는 지난달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고 말해 '옹호 논란'이 일었다. 이후 "송구하다"며 사과했지만, SNS에 반려견이 '사과'를 받는 사진이 올라오면서 국민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고 논란은 증폭됐다. 이에 최종 후보가 된지 5일만에 광주를 직접 방문, 수습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저는 40여년 전 오월 광주 시민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며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오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다.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막아선 오월 단체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을 빚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참배하기 위해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가운데 오월 어머니회 등 광주지역시민단체들의 집단 반발로 가로막혀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막아선 오월 단체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을 빚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0일 오후 참배하기 위해 광주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가운데 오월 어머니회 등 광주지역시민단체들의 집단 반발로 가로막혀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하지만 이날 궂은 날씨에도 윤 후보의 광주 방문을 반대하는 시민단체들이 몰려오면서, 경찰과 취재진 등 500여명이 넘는 인파가 뒤엉키는 혼선이 빚어졌다. 오월어머니회와 광주 대학생들은 출동방지 펜스를 친 경찰과 충돌했고, 참배를 위해 지나가야하는 묘역 앞 계단에 저지선을 만들어 윤 후보를 온몸으로 막았다.

결국 윤 후보는 추모탑 앞까지 다가가지 못했고, 50여m 앞에서 묵념과 사과문 낭독을 한 뒤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거센 반발에 "저는 쇼 안합니다"
이후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항의한 분들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냐'는 질문에 "그분들의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며 "그래도 많은 분들이 협조해 주셔서 분향은 못 했지만 사과드리고 참배할 수 있던게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치 자작극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데 대해선 "저는 쇼 안합니다"라고 일축했다. 또 "사과드리는 이 순간으로 끝나는게 아니라 이 마음을 계속 가져가겠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같은날 광주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이끈 고(故)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과 5·18항쟁 당시 옛 상무대 영창이었던 5·18자유공원을 방문했다.

그는 고 홍남순 변호사 유족 및 종친인사들과의 차담회에서 5.18 운동 당시 어려운 상황에 대해 공감했고, 유족들의 응원을 받았다. 유족들은 "광주·전남인들이 (윤 후보의) 이미지를 조금 다르게, 긍정적으로 보고있다.
힘을 가지시고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