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굴착기 100㎞ 먼 거리서도 원격조정... 요소수 필요없는 친환경 모델도 관심 [현장르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0 17:35

수정 2021.11.10 17:35

'2021 국제건설기계전' 가보니
미래 건설기계 혁신기술 한곳에
1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국제건설기계전에 참석한 현대건설기계 임종필 팀장이 원격제어 부스에서 충북 음성에 위치한 휠로더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안태호 기자
10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국제건설기계전에 참석한 현대건설기계 임종필 팀장이 원격제어 부스에서 충북 음성에 위치한 휠로더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안태호 기자
"현재 백오더(backorder, 밀린 주문량)가 4000여대에 달한다."

10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한국국제건설기계전에서 만난 현대건설기계 김영준 경영혁신부문장(상무)은 "하반기가 비수기임에도 신흥국을 중심으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국내 건설기계 업계는 주력 시장이던 중국시장의 침체를 남미, 동남아 등 신흥국 진출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는 현대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가 현대중공업그룹 소속이 된 이후 첫 동반 참가하는 행사다. 양사는 국내 1, 2위 건설기계업체로, 지난 8월부터 한솥밥을 먹게 됐다.
참석자 대부분이 직접 건설기계를 다루는 기사들인 만큼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평소 만나기 쉽지 않은 회사 관계자들을 붙잡고 기계 성능을 구체적으로 따져 묻기도 했다.

원격으로 휠로더와 굴착기를 조정하는 부스에 관람객들이 몰렸다. 일산 전시장 현장에 마련된 원격제어 운전석에서 100㎞ 넘게 떨어진 충북 음성에 위치한 휠로더를 실시간으로 조작할 수 있었다.

전자 유압장비가 부착된 기계에 작업자의 눈이 돼 줄 전측방 카메라를 달았다. 조이스틱을 움직이자 19.75t 무게의 휠로더(HL960A)가 부드럽게 이동해 흙더미를 들어 올렸다. 직접 시연에 나선 현대건설기계 임종필 하이테크팀장은 "위험한 장소에서 작업할 때 유용한 기술"이라며 "5세대(5G) 통신기술을 적용해 실제 운전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친환경도 이번 전시회를 아우르는 키워드다. 현대두산인프라코어는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 굴착기(DX17ZE)를 선보였다. 한번 충전으로 6~8시간 연속 작업이 가능하고, 동일한 크기의 디젤 모델보다 높은 힘을 자랑한다. 현대건설기계는 경유 연료를 넣어도 요소수가 필요 없는 14t 굴착기(HX140ACR)를 전시했다. 친환경 커민스 엔진이 장착돼 별도의 저감장치가 없어도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을 줄여준다.

안전과 작업효율을 동시에 높여주는 기술도 눈길을 끌었다. '머신 가이던스' 기술로 오차 3㎝ 이내의 디지털 측량 정보를 3D이미지로 작업자에게 직접 제공한다.
정교한 굴착기 작업 땐 보통 측량사와 함께한다. 운전석에서 굴착기 팔 끝을 자세히 살필 수 없어서다.
이 기술을 개발한 사이클라우드 이승수 팀장은 "측량사가 작업 현장에 가까이 붙어 있는 탓에 사고가 자주 난다"며 "이 기술을 적용하면 작업 효율도 높이고 안전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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