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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요소수 민간 재고량 11월말 바닥…섬 경제 멈춘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2 22:30

수정 2021.11.13 23:00

시민의 발 '버스'도 위태… 제주도, 매점매석 단속·긴급수송대책 수립
구만섭 제주지사 권한대행
구만섭 제주지사 권한대행

[제주=좌승훈 기자] 정부가 해외공관의 ‘요소수 이상징후’ 보고에도 늑장 대응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내 화물차량을 포함해 민간부문 요소수 재고량이 공공부문와 달리 이달 말 바닥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제주는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요소수 공급 부족에 따른 위기감은 더 크다. 특히 전세버스를 포함해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로 경가회복 기대감이 컸던 도내 관광업계에선 요소수 품귀사태라는 암초를 만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 구만섭 제주지사 권한대행 “도민에게 비축량 투명·신속 공개”

제주도는 12일 구만섭 제주지사 권한대행 주재로 요소수·요소비료 수급 차질 대응을 위한 관계부서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선 정부와 업계 동향을 비롯해 분야별 추진상황과 공공·민간 부문별 요소수 비축량과 운행가능 기한, 요소비료 재고량과 확보 현황을 공유하고 추진방향을 논의했다.

당장 큰 문제는 대중교통이다. 이날 제주도가 발표한 요소수 비축량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공공부분의 대중교통(준공영버스·공영버스·마을버스)과 교통약자 차량은 오는 11월말까지 운행할 수 있는 양만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내 준공영버스·공영버스·마을버스 878대 중 요소수를 쓰는 차량은 690대다.


이와 함께 공공부문의 ▷청소차·하수운영 차량은 12월말까지 ▷소방차·구급차는 내년 4월까지 ▷보건소 구급차·방역수송 차량은 12월말까지 운행할 수 있는 양을 확보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민간부문은 공공부문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민간부분은 ▷화물차·택시·렌터카(셔틀버스 포함)·전세버스 ▷분뇨수집차량 ▷장기요양기관·장애인시설·어린이집·의료기관 구급차는 모두 11월말로 요소수 재고량이 바닥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도내 화물차 중 약 46%인 2만3998대가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이며, 1일 요소수 소비량만 10만ℓ를 초과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디젤(경유) 엔진을 사용하는 건설기계의 재고량도 12월말까지로 파악됐다.

이들은 “정부가 요소수 재고관리에 들어가면, 택배를 비롯해 전 국민 체감도가 높은 곳에 집중될 수 있고 상황이 악화해 공사기간이 지연되면 건설기계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요소 비료마저 일부 공급 부족 현상을 빚으면서 농업인들도 걱정에 휩싸였다. 수확기 농작물과 내년 농사에 필요한 요소비료마저 부족해 농사에 차질을 빚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품귀 장기화 땐 경제 충격파…요소바료 특별공급지 지정 건의

제주도는 우선 버스조합·화물운송협회 등과 긴밀히 협력해 요소수 공급 현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특히 요소수 수급 차질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긴급 수송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다. 소방차·구급차·청소차 등 필수차량 운행 중단으로 도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분야 요소수를 총괄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구만섭 도지사 권한대행은 "보다 정확한 현황 파악을 위해 현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요소수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 철저하게 단속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도민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도정과 정부의 대응 방안과 비축량 현황을 투명하고 신속하게 도민들에게 공개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제주도는 정부가 내년 2월까지 요소비료 공급이 원활할 것으로 발표한 것과 관련해 제주를 우선 특별공급지역으로 지정해줄 것을 건의하기로 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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