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지키려 희생...정치에 활용하면 안돼"
유족회장 "文, '북한소행' 한말씀만 해주셨다면.."
유족회장 "文, '북한소행' 한말씀만 해주셨다면.."
윤 후보는 이날 국민의힘 당사에서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과 이성우 유족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저희가 평소에 잘 챙겨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격이라고 하는 것은 그 국가가 어떤 역사와 사람을 기억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피격에 의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다 과학적으로 검증이 된 것이고, 또 여러 상황을 종합하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여기에 대해 의혹 제기하고 의혹 보도에 대해 문제 없다고 판명한 것은 우리 천안함 장병과 유족 마음 아프게 한 것이다. 큰 잘못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최 전 함장은 윤 후보에게 "오늘 저희가 온 것은 윤 후보님을 지지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대선후보이기에 천안함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듣고 싶어서 왔다"고 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여러 차례 말했지만 천안함은 북한에 의한 피격사건이고 우리 장병들이 북한의 도발로 희생된 사건"이라며 "우리나라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최 전 함장은 "그런데 현실은 나라를 지키던 군인들이 희생되거나 살아돌아왔는데 국민들에게 조롱거리가 되고 거짓말쟁이가 됐다"며 "그걸 국가가 지켜줘야 하는데 11년을 이렇게 만들었다. 천안함을 믿으면 보수고 안 믿으면 진보라는 말도 안되는 국론분열이 됐는데 나중에 집권하시면 이런 상황이 더이상 나오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윤 후보는 "국가를 지키기 위해 장병이 희생됐는데 그 사건은 정치영역으로 들어올 일이 아니다"라며 "국민 모두의 일이고 나라의 일이지, 정치에 활용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도 이 논쟁을 가지고 진영을 결집시키고 하는 건 국격 자체가 완전히 망가진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우 천안함 유족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뵙는 자리가 여러 차례 있었다. 저희 유가족들이 대통령이나 정부 입장을 표명해 달라고 하는데 (입장표명이 없었다)"면서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는 한 말씀만 해주셨다면 어느 정도 논란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물론 사적인 사리에서는 더러 하시는데, 저희의 요구는 공식석상에서 대통령께서 천안함 폭침은 북한 소행이라고 한 말씀만 하셨으면 허위사실이나 천안함 명예에 대한 폄훼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이것이 북한에 대한 굴종적인 자세에서 다 나오는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후 윤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제가 6월 29일 정치참여 선언할 때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이 분노하지 않는 국가를 만들겠다고 말씀 드렸었다. 제가 정치하게 된 이유 중 하나에 속한다"며 "천안함 사건을 여야 정치의 영역으로 끌고올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나온 진상에 더해서, 더 이상 과거에 일어난 일에 대해 희생된 분들의 명예를 훼손할 만한 것은 하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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