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5년만의 미국 출장, 이재용 바이오·통신 부터 챙겼다

안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8 15:13

수정 2021.11.18 15:41

현지 파트너 최고경영자 만나
미래 성장 사업 구상 본격 시동
글로벌 경영 재개, 향후 행보 주목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가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만남을 가진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 만남을 가진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모더나와 버라이즌 최고경영진들을 만나 향후 협력 확대를 논의했다. 바이오와 차세대 통신은 이 부회장이 미래 성장사업으로 직접 낙점한 분야다.


이 부회장이 5년 만의 미국 방문에서 이 분야의 파트너들을 가장 먼저 만난 것은 한동안 멈췄던 글로벌 경영을 재개하고, 바이오·통신을 '제2의 반도체'로 키우겠다는 구상을 실행에 옮기겠다는 행보로 풀이된다..

18일 재계와 미국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출국 전에 예고한 대로 지난 16일(현지시각)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위치한 투자회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은 누바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회사다.

■바이오·통신..美 동맹 재확인
이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바이오 산업 협력 확대를 논의 한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하고 있는 모더나 백신 생산과 양사의 공조 관계를 굳건히 다졌다. 이 자리에는 존림 삼성바이오 사장등도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모더나와 mRNA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8월부터 생산을 시작해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진 10월부터 한국내에 우선 출하했다.

뒤이어 17일에는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해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경영진들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한스 베스트베리는 이 부회장의 대표적인 통신분야 미국 인맥이다. 지난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10년 이상 친분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 5G 이동통신 장비 공급 계약의 쾌거를 이룬 것도 두 사람이 10년간 쌓아온 신뢰 관계가 크게 한몫했다.

바이오와 차세대 이동통신은 이재용 부회장이 대규모 투자를 통해 집중 육성하기로 한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이다. 지난 2018년 삼성은 인공지능(AI)·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자동차 전자장비등을 '4대 신성장동력'으로 발표했다. 이어 지난 8월 이 부회장의 가석방 이후에는 3년간 바이오와 반도체 등 전략 사업에 240원을 신규로 투자하고 4만명을 직고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사법리스크로가 수시로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도 경영복귀 때마다 투자 확대를 발표했던 셈이다. 이번에도 경영복귀 이후 첫 출장에서 바이오와 통신분야를 직접 챙긴것은 미래성장동력 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 된다.

■'제 2의 반도체' 키운다..해결사로 나서
모더나와 버라이즌은 최근 삼성과의 사업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행보는 향후 바이오와 통신 사업 확대를 위해 스스로 해결사 역할을 맡았다는 의미가 있다.

누바 아페얀 의장은 지난 1999년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을 설립해모더나를 포함한 100개 이상의 바이오텍을 발굴해 투자했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CEO도 아페얀 회장이 직접 영입했을 정도로 인재를 고르는 안목도 뛰어나다. 바이오 분야를 키우고 싶어 하는 이 부회장에게 필요한 노하우를 가진 최적의 파트너인 셈이다.

이 부회장과 모더나 경영진은 지난 8월부터 수시로 화상회의를 통해 백신 생산을 논의하면서 신뢰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 부회장이 나서면서 '위탁자·생산자' 수준에 그쳤던 삼성과 모더나의 관계는 백신 수급과 바이오산업의 미래를 함께 논의하는 사업 파트너 관계로 올라섰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 진출 9년 만에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공장 3개를 완공했으며, 현재 건설 중인 4공장이 완공되면 이 분야에서 글로벌 1위에 오른다. 업계에서는 차세대 치료제 CDMO 진출을 계획 중인 삼성이 모너나와의 협력을 더 강화하기 위해 이 부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5G 통신장비 시장 개척도 이 부회장이 주도했던 분야다. △전담조직 구성 △연구개발 지원 △마케팅까지 전 영역을 직접 진두지휘하며 지금의 위치까지 이끌어와서다.
업계에서는 버라이즌을 비롯, 향후 NTT도코모, KDDI, 도이치텔레콤 등 세계 굴지의 통신기업들을 대상으로 이 부회장이 직접 세일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ahnman@fnnews.com 안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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