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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삐걱대는 일상회복, 서킷브레이커 발동 검토하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18 18:00

수정 2021.11.18 18:59

신규 확진 668일만에 최다
이러다 유럽처럼 될까 걱정
병상 부족이 우려되고 있는 1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병상 부족이 우려되고 있는 18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겨울악몽'의 재현이 우려스럽다. 코로나19 제4차 유행의 파고가 더 거세지는 모양새다.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8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292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1월 20일 국내에서 환자가 처음 나온 뒤 668일 만의 기록이다.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루 신규 확진자가 이달 중 50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도 나온다.


이달부터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이 시행되면서 소상공인은 한숨을 돌렸지만 감염 확산세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이달 말 단계적 일상회복 2차 개편 이행 여부를 평가한 뒤 12월 중순쯤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추세를 보면 2단계 실행은커녕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 시행에 들어가야 할 형편이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대부분이 60대 이상인 점도 심상찮다. 이날 발생한 위중증 환자 506명 중 84.0%가 60대 이상이고 사망자도 모두 60대 이상이었다. 올 상반기부터 백신을 접종한 60대 이상 연령층을 중심으로 접종 효과가 떨어지면서 돌파감염이 늘었기 때문이다. 현 의료체계에서 위중증 환자 500명까지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정부 발표대로라면 17일 522명에 이어 이틀째 기준치를 넘어섰다.

병상이 모자라는 병상대란이 예고되고 있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운데 63.8%가 찼다. 수도권 가동률은 78.2%이고, 서울은 80.9%에 달한다. 서울 및 수도권의 경우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 이상일 때 단계적 일상회복을 중단할 수 있는 서킷 브레이커 시행요건에 해당한다.

백신접종 완료율 80%를 목전에 두고 벌어지는 이 사태가 당황스럽다. 김부겸 총리가 19일 수도권 22개 상급종합병원장을 만나 추가 병상 확보를 독려한다고 하지만 없는 병상을 찍어서 만들 순 없는 법이다. 숙련된 의료진도 번갯불에 콩 볶듯 차출하기 힘들다. 결국 추가접종(부스터샷)의 접종간격을 60대 이상은 6개월에서 2개월 단축하고, 50대는 5개월로 1개월 앞당기는 등 부스터샷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방역과 의료대응 체계에 총력을 기울여달라"고 정부에 긴급 주문하면서 "우리가 숱한 고비 잘 헤쳐온 것처럼 단계적 일상회복도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한해 서킷 브레이커를 발동해 큰 불을 잡는 방안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
거리두기를 오히려 강화하고 있는 유럽 각국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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