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에서 파문이 확산되자 여권은 진화에 부심하는 기류다. 종부세 고지서 발송 전 이억원 기획재정부 차관은 "98% 국민은 종부세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22일엔 조국 전 법무장관과 송영길 민주당 대표 등 여권 전·현 실세들이 등판했다. 조 전 장관은 자신의 트위터에 "제네시스 G70 자동차세 약 50만원"이라고 예시하면서 "시가 25억(공시가격 17억원) 이하 1주택자 종부세 50만원이 '폭탄'이라고?"라고 적었다. 송 대표도 SNS에 "26억원 집의 종부세가 쏘나타 중형자 세금보다 적다"는 글을 올렸다. 대선 정국에 미칠 악영향 차단에 나선 셈이다.
그러나 논란이 가라앉지 않았다. 두 여권 인플루언서의 글에 달린 "정확히 알고나 얘기하세요. 공시가 16억8000만원 부부공동 명의도 160만원이에요."(ID: hele****)라는 댓글 등 '펙트 체크' 수준의 반발은 약과다. '시민연대'가 "동일 과표로 종부세, 재산세 두 세금을 부과하면 위헌"이라며 모집한 소송인단에 하루 새 1000여명이 몰렸다.
여권의 진화에도 종부세에 저항하는 불길이 계속 번지고 있다면? 애초 종부세 대상을 국민 중 개인 2%로 축소한 게 '통계 마사지'였다는 뜻이다. 전체가구 중 종부세를 내는 가구(4.5%)나 2~4인 세대인 유주택 가구(8.1%)로 따지면 피해 반경은 훨씬 커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전문가들은 "정부는 다주택자를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몰아 핀셋 식으로 세 부담을 지게 하고 싶겠지만, 그렇게 할 방법은 없다"(홍기용 인천대 교수)고 진단한다. 하긴 전장에서도 직격탄이 아니라 유탄에 맞아 죽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다주택자들이 전월세가 인상으로 세부담을 일부 전가할 게 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여권이 징벌적 부동산 세제에 집착하지 말아야 결국 세금폭탄론도 사그라들 듯싶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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