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전두환 빈소 정재계 인연 발걸음..노동계 "지옥에서 죗값 받으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3 19:48

수정 2021.11.23 19:48

장세동 등 5공 실세들 빈소 방문
이재명 "내란 학살 주범..역사적 범죄"
노동계 "지옥에서 죗값 받으라"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3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전두환 전 대통령 빈소에 영정이 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파이낸셜뉴스]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사망한 가운데 빈소가 차려진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에는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공식 조문시간인 오후 5시가 되기 전부터 제5공화국 시절 전 전 대통령의 참모들과 군 시절 인연, 재계 인사들의 발걸음 및 근조화환이 도착했다.

오후 4시35분쯤에는 이영일 전 국회의원이 빈소에 도착했다. 그는 "전 전 대통령이 총재 시절 내가 비서실장이었다"며 "소식을 듣고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회 출신 고명승 전 예비역 육군대장이 빈소를 찾았다.
하나회는 육군 내 비밀 사조직으로 1979년 12·12군사반란을 주도한 핵심 세력이다. 고 전 대장은 1951년 육군사관학교 11기생으로 입교했다.

오후 5시쯤엔 전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여사가 빈소에 도착했고 과거 '백담사 유배' 시절 주지였던 도후스님도 전 전 대통령을 조문했다. 전 전 대통령 내외는 지난 1988년 11월 23일부터 1990년 12월 30일까지 2년1개월간 백담사에 칩거한 바 있다.

5시 43분쯤엔 '5공 실세' 장세동 전 안기부장이 빈소로 들어갔다. 하나회 출신으로 전두환 대통령 청와대에서 경호실장과 안기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이날 오전 전 전 대통령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소재 전 전 대통령 자택을 먼저 찾기도 했다.

근조화환도 속속 도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강창희 전 국회의장·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의 화환이 빈소에 놓였다.

반면 여권과 노동계는 전 전 대통령에게 날선 비판을 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역사와 진실의 법정엔 공소시효가 없다"며 "전씨는 군사반란을 일으키고 무고한 광주시민을 살상하며 권력을 찬탈한 내란 학살 주범이다. 현대사의 큰 비극이고 민주공화국에서 용납할 수 없는 역사적 범죄"라고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전두환씨가 사망했다. 애도하지 않겠다"며 "국민과 역사에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겨놓고도 사과나 반성도 없이 떠난 독재자에 대해서 오히려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 역시 SNS에 "전두환씨의 사망소식에 저도 이런 저런 생각이 많다. 결국 광주와 역사 앞에 단 한마디 사과도 반성도 없이 가다니 안타깝다"며 "전두환 사망소식에 다시금 5.18 영령 앞에 고개를 숙인다"고 적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80년 5월 광주를 피로 물들인 학살자의 마지막이 병사라는 것에 대해 그저 애석할 뿐"이라며 "살아서 받지 않은 죗값은 지옥에 가서라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논평에서 "전두환은 내란 학살의 주범"이라며 "망자에게 명복을 빌어주는 것이 도리지만 그의 명복은 빌어줄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경찰과 유족 등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5분쯤 자택 화장실을 가던 중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했다. 당시 자택에 홀로 머물던 이순자 여사가 쓰러진 전 전 대통령을 발견하고 외부에 대기중이던 경호팀에 알렸다. 전 전 대통령 유족 측은 유언에 따라 장례를 가족장으로 진행하고 전 전 대통령을 화장할 예정이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해 혈액암의 일종인 만성 골수종(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았지만 적어도 열흘 전까진 혼자서 움직임도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입관은 오는 25일 오전 10시, 발인은 27일 오전 8시다.
장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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