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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팬덤 규제 강화..."팬클럽, 전문 연예기획사들이 관리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4 01:39

수정 2021.11.24 01:39

[파이낸셜뉴스]
중국내 연예산업 규제 주무부서로 부상한 중국사이버공간관리국(CAC)의 베이징 본청 앞을 7월 8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내 연예산업 규제 주무부서로 부상한 중국사이버공간관리국(CAC)의 베이징 본청 앞을 7월 8일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로이터뉴스1

중국 당국이 연예인들과 팬덤에 대한 규제를 추가로 강화했다.

팬클럽은 이제 전문 연예기획사들이 관리해야 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3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이 이날 연예인들, 연예인 광고, 팬클럽에 관한 일련의 규정들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사회가치 개혁 드라이브에 발맞춘 것이다.

CAC 통해 연예산업 규제
시주석이 장기집권 포석을 다지면서 온라인 공간 통제를 위해 만든 CAC가 주무부서로 등판했다.


CAC는 6월 중국 최대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의 미국 주식시장 상장을 문제삼아 대대적인 규제를 펼쳤던 부서다. 이후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해외 상장 규제 주무부서 역할을 맡는 등 최근 핵심 부서로 부상하는 곳이다.

CAC는 온라인 팬클럽이 '혼돈'을 만들어내고 '사치스러운 쾌락'을 부추긴다면서 대대적인 추가 압박에 나섰다.

CAC는 또 연예인 팬덤이 '인터넷 트래픽 지상주의'와 '비정상적인 미학'을 만들어내 중국 사회의 '주류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팬클럽 사이트는 기획사가 관리
새 규정에 따라 팬들이 만들고 운영하는 팬클럽 사이트는 금지될 전망이다. 수천만 팔로워들의 자발적 참여로 만들어지는 팬클럽은 사실상 불법화 한 것이다.

팬클럽 사이트들이 청년 문화를 재구축해 평등과 '공동부유'를 고양토록 하려는 당국의 의도와 충돌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전했다.

CAC는 팬클럽들이 앞으로는 전문 연예기획사의 관리를 받도록 의무화했다. 또 온라인 팬클럽 사이트에 연예인들과 그들의 작품이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회수도 제한된다.

조직화되고 행동하는 팬클럽이 체제 위협
언론과 미디어는 당의 이념과 정책을 선전하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공산당 이데올로기가 강화된데 따른 조처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팬덤에 중국 공산당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수천만 팬클럽이 가진 잠재력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은 특히 조직화되고, 사회적 행동에 나서기도 하기 때문에 일당독재를 추구하는 공산당으로서는 체제를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당국의 규제 강화로 온라인 플랫폼들은 불법을 저지르거나 파렴치한 행위를 한 연예인들을 차단하고 있다.

FT는 중국의 이같은 문화산업 규제는 시진핑이 '공동번영'을 들고 나온 8월 이후 강화되고 있다면서 명품 프라다 대사를 지낸 정솽 등 일부 유명 연예인들과, 특히 한국 연예기획사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는 이어 이때문에 한국 연예기획사들은 한 때 핵심 성장 시장이었던 중국을 떠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비록 전체주의 사회 중국이라는 특수성에도 불구하고 강화된 팬덤 규제를 실제로 시행하는 것은 중국조차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애널리스트들은 판단하고 있다.

중국 토종 연예기획사들은 급속히 변화하는 규정과 검열을 오랫동안 경험했던 터라 이를 피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고 이들은 지적하고 있다.

다만 CAC가 이번에는 온라인을 실시간으로 들여다보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어 난관 극복이 가능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영화산업, 애국주의 고취
한편 중국은 영화산업에 대한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공산주의 선전물로서 충실히 역할하도록 한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중국 영화 규제당국인 국가전영국(CFA)은 11월 들어 국내 제작 영화의 질을 높이고, 관객을 늘리기 위한 새 지침을 마련했다.
새 지침에서 당국은 중국 역사, 사회주의, 개혁·개방 시기 등의 주제에 집중토록 했다.

대표적인 영화가 한국전쟁 당시 장진호 전투를 배경으로 담고 있는 '장진호'이다.


중공군의 입장에서 한국전을 기술한 영화로 올해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흥행 기록을 세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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