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전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은 연일 이재명 대선 후보에게 각종 정책 제안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우상호 의원도 각종 인터뷰에서 주요 현안 언급이 부쩍 늘었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오랜 침묵을 깨고 최근 여당의 현 정부와 차별화 흐름에 제동을 거는 발언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연일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각을 세우며 당에 힘을 보태고 있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내년 서울시장 선거나 서울 종로구 출마 후보군에 이중으로 이름을 올린 공통점이 있다. 또 내년 선거에서 몸값을 올린다면 차세대 잠룡 반열에 오를 유망주들이다. 대선 시즌의 한켠에선 차차기 대권을 둘러싼 물밑 경쟁이 벌써 예열되고 있는 셈이다.
박 전 장관은 지난 9월 미국으로 출국해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수석전문위원 자격으로 체류 중이다. 그러나 연일 언론과 SNS로 주요 정책 이슈를 제기하며 존재감 부각에 주력하고 있다.
그는 지난 23일(현지시간) SNS에 "기술혁명 대전환이 이재명 정부가 가야할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그는 계파로 따지자면 이재명계 성골로 불린다. 경선 과정에 일찌감치 이 후보 지지를 선언했고 지난 8월말 ‘선문명답’(박영선이 묻고, 이재명이 답하다) 5부작을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 ‘박영선TV’를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 박 전 장관이 서울시장에 도전하면 지난 2012년, 2018년, 올해 4월 재보궐 선거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박 전 장관과 함께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당내 경선 라이벌이던 우상호 의원의 행보도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명 캠프에서 활동중인 우 의원은 최근 부쩍 대선 정국과 야당에 대한 비판, 정국 현안 등에 입장을 자주 내놓고 있어서다. 박 전 장관과 내년 서울시장 '리턴 매치'가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추 전 장관도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이 유력하다. 당내 대선 경선에서도 '명추(이재명-추미애)연대'로 불릴 만큼 이 후보와 호흡이 잘 맞았다.
서울 종로 국회의원 재보궐 출마 후보군에 이름이 오른 임 전 비서실장은 최근 오랜만에 침묵을 깨고 이재명 캠프가 현 정부와 차별화 차원에서 정권 심판론을 언급하자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정권심판이라는 구호는 부당하고 불편하다”며 “마지막까지 애쓰는 대통령에게 수고한다, 고맙다 해줄 수는 없는 것인가”라고 했다.
서울 종로는 임 전 실장과 함께 박 전 장관이나 추 전 장관 차출설도 나온다. 종로구가 지니는 정치적 비중이 큰데다 서울시장 필승 카드까지 고민해야 하는 만큼 당 지도부의 퍼즐 맞추기가 끝난 뒤에야 각 선거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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