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에서 마트를 운영하던 부부가 아내의 암 말기 판정 등으로 가게 문을 닫게 됐다. 이 소식을 들은 인근 지역의 맘카페 회원들이 이른바 '돈쭐' 내기에 동참하고 나섰다.
최근 경기도의 A 맘카페에는 ‘폐업을 앞둔 마트 사장님을 위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B 마트를 운영하던 부부의 아내가 몇 달 전 암 말기 판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마트를 이달 말까지 운영한다는 내용이었다.
작성자는 “사정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운을 뗀 뒤 “남편분께서 생업으로 계속 운영하려 했지만 집에 혼자 남아 있는 초등학생 자녀가 정서적으로 문제가 커져 아이부터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아무 계획 없이 폐업하신다고 한다”며 사연을 전했다.

A 맘카페 운영진은 작성자 글을 공지로 띄웠고, 이를 본 맘카페 회원들은 곧장 장을 보러 B마트로 향했다. 사연이 처음 올라온 24일부터 25일 밤 10시까지 A 맘카페에는 B마트 쇼핑 인증샷 게시물이 약 60여개가 올라왔다. 또 ‘마트 재고 상황’도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돈쭐 내러 온 손님들 덕분에 진열대 텅텅 비어가고 있었다.
B 마트에서 구매한 물품들을 보육원에 기부했다는 훈훈한 인증글도 올라왔다. A 맘카페 회원 C씨는 이날 “마트에서 구입해 기부하자는 아이디어에 몇몇분들이 바로 연락을 주셨다. 조금 전 보육원에 물품 전달 드리고 왔다. 아이들이 35명 있고, 그중 유아가 10명이라고 하더라”는 글과 함께 B마트에서 산 물품과 62만원짜리 영수증 사진을 올렸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사람 사는 세상답다”, “사람들 정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이렇다. 돕고 살 수 있는 분들 많다”, “동네분들 실행력 정말 멋있다”, “아내분 꼭 암 이겨내서 다시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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