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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리 36년 만에 KIA에 신인왕 안겼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9 15:29

수정 2021.11.29 15:29

[파이낸셜뉴스]
2021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 수상자인 KIA타이거즈 이의리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2021 KBO 시상식에서 신인상 수상자인 KIA타이거즈 이의리 선수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한국프로야구의 현재와 미래는 누구일까? 초미의 관심을 모아온 2021 KBO리그 신인왕에 이의리(19·KIA)가 선정됐다. 이의리는 29일 발표된 KBO리그 시상식서 한국 야구의 미래로 지목받았다.

이의리는 총 417점을 획득해 368점에 그친 최준용을 49점차로 눌렀다. MVP에는 아리엘 미란다(두산)가 뽑혀 한국 야구 제왕의 영광을 차지했다. 이로써 2019년 조시 린드블럼, 2020년 멜 로하스 주니어 등 외국인 선수가 3년 연속 MVP로 선정됐다. MVP 2위는 이정후(키움).

KIA에서 신인왕이 나온 것은 1985년 이순철(당시 해태)이후 36년 만이다.
이의리와 최준용의 신인왕 경쟁은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이들은 모두 1차 지명선수로 ‘야구 명가’ 경남고와 광주일고 출신이다.

전설의 두 투수 최동원(경남고), 선동열(광주일고)의 직계 후배다. 차이라면 이의리가 좌완, 최준용은 우완이다. 직구만으로도 상대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정통파 투수들. 이 둘은 또 ‘전국 명문고 야구열전’을 빛낸 투수들이기도 하다. 제 5회 대회 최준용, 6회 대회서는 이의리가 폭발적 투구로 고교야구팬들과 프로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의리는 2021시즌 초반부터 분위기를 장악했다. 4월 8일 키움전서 선발로 데뷔전을 가져 5⅔이닝 2실점 단숨에 KIA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타 3개를 내주고 2점을 빼앗겼으나 직구 위주의 시원시원한 피칭을 선보였다.

4월 28일 한화전서 6이닝 무실점 탈삼진 10개로 첫 승을 따냈다. 이 때만해도 신인왕은 이의리의 독무대였다.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막내로 승선해 도미니카공화국(5이닝 3실점) 미국(5이닝 2실점)과의 경기서 잇달아 호투를 펼쳐 주목받았다.

2021 KBO리그 MVP 두산의 미란다. /사진=뉴시스화상
2021 KBO리그 MVP 두산의 미란다. /사진=뉴시스화상


하지만 뜻밖의 부상으로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왼손 중지의 손톱이 깨져 경기에 나설 수 없었다. 투수들은 늘 손톱에 특수 매니큐어를 바른다. 손톱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런데도 가끔씩 손톱에 문제가 생긴다. 손톱이 나을 무렵엔 계단에서 미끄러져 발목 인대를 다쳤다.

결국 시즌 아웃. 최종 성적은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 도쿄올림픽을 전후해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결과였다. 7월 11일 KT전서 5이닝 무실점, 이후 두 경기서 11이닝 2실점 점점 무르익어 가던 중이었다.

최준용은 거북이처럼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졌다. 전반기 2승 1패 7홀드 4.42로 마감한 최준용은 후반기 2승 1패 13홀드 1세이브 1.86으로 더 힘을 냈다. 8월 26일부터 10월 15일까지 18경기 연속 무실점의 기염을 토하기도. 최종 성적표는 4승 2패 2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5. 롯데는 1992년 염종석 이후 처음으로 신인왕 배출에 대한 기대를 모았으나 2위로 만족해야 했다.


MVP 후보로는 아리엘 미란다(14승 5패 2.33)와 오승환(2패 44세이브 2.03) 두 투수와 양의지(0.325 30홈런 111타점) 강백호(0.347 16홈런 102타점) 이정후(0.360 7홈런 84타점) 세 타자가 주목받았다.

미란다는 225개의 탈삼진을 뽑아내 1984년 최동원의 시즌 최다 기록(223개)을 새로 경신했다.
양의지는 타점, 장타율 2관왕, 이정후는 아버지 이종범(1994년·해태)과 함께 최초의 부자 타격왕에 등극했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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