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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학회 “제주를 면세한도 상향 시범지역으로” [fn패트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29 17:48

수정 2021.11.29 17:50

29일 추계 정책토론회…홍성화 제주대 교수, 시내면세점 발전방안 제시
29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시대,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발전방안' 정책토론회 [사진= 제주관광학회 제공]
29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시대,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발전방안' 정책토론회 [사진= 제주관광학회 제공]

[제주=좌승훈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국인 관광객이 끊기면서 제주지역 면세점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에 맞춰 국제선 항공편 재개와 함께, 무사증 제도 부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로 지난해 3월 30일 이후 제주로 오는 국제선 항공편도 모두 끊긴 상황이다.

면세업계 회생을 위해 1년 동안 한시적으로 면세한도를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 600달러→3000달러…1년간 한시적 운영

홍성화 제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제주관광학회 주최로 29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시대,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발전방안'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홍 교수는 “현재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3곳(롯데면세점·신라면세점·출국장면세점)의 매출액은 코로나19 이전 약 2조4000억원에서 2020년 코로나19로 4000억원대에 그치면서 83% 감소했다”면서 “이는 전국 면세점 감소폭인 37.6%의 두 배가 넘는다”고 지적했다.

시내면세점 종사자도 2019년 2891명에서 올해 1112명으로 62% 감소했다.

반면 중국 하이난 면세특구는 지역 면세한도를 3만위안(500만원)에서 10만위안(1800만원) 으로 대폭 상향하고, 상품 품목도 늘리면서 코로나19 시대에도 매출이 127% 증가하면서 제주 시내면세점의 막강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특히 하이난(海南)이 중국 정부의 과감한 규제 완화를 무기로 다이궁(代工·보따리상)을 흡수하면서 국내 면세점업계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8년 최남단의 하이난섬을 자본과 인력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자유무역항으로 지정하고, 이곳을 면세특구로 키우기 위해 관련 규제를 확 풀었다. 대표적인 것이 1인당 내국인 면세 한도로 당시 연간 1만6000위안(약 280만원)이던 것을 3만위안(약 524만원)으로 올렸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한 2020년 7월부터는 10만위안(약 1745만원)으로 대폭 상향 조정했다. 이어 하이난을 방문한 내국인이 본토로 돌아간 후에도 6개월간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구입할 수 있게 하는 파격 조치를 도입했다.

29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시대,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발전방안' 정책토론회 [사진= 제주관광학회 제공]
29일 제주웰컴센터에서 열린 '위드코로나 시대, 제주지역 시내면세점 발전방안' 정책토론회 [사진= 제주관광학회 제공]

다이궁은 코로나19 이전 국내 면세점 매출의 30~40% 수준을 점유했다. 하지만 지금은 면세점 매출의 80~90%로 절대적인 입지를 차지한다.

특히 하이난이 중국 정부의 규제 완화를 무기로 다이궁을 흡수하면서 이들을 끌어오기 위한 국내 면세점들의 출혈 경쟁도 더욱 심해지고 있다.

■ 중국 다이궁 바라보다 ‘닭 쫓던 개’ 된다

홍 교수는 “다이궁에게 지불하는 수수료(33%~46%)도 너무 과다하는 지적이 있지만, 면세점업계에는 마땅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면세점업계의 타개책으로 제주지역을 면세한도 상향 시범지역(1년 한시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홍 교수는 중국처럼 제주에서도 면세 한도 상향 정책을 펴면 해외여행으로 빠져나갈 국부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고 봤다. 해외여행에 나서는 내국인의 수요를 제주로 끌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잠재 소비자 면담 결과 면세 한도가 3000달러 수준은 돼야 쇼핑 목적 해외 여행객 수요를 국내로 돌릴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쇼핑목적 해외 여행객 수요를 국내로 유턴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려면, 현재의 면세한도 600달러를 시범사업 기간 동안 3000달러로 상향해야 한"며 "면세 한도 상향이 실현되면, 제주는 프리미엄 관광객의 주요 쇼핑 목적지가 될 수 있다"이라고 제언했다.

특히 "면세판매를 위한 내수 시장의 확대는 면세업계의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고, 다이궁과의 관계를 대등하게 해 판매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시범사업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큰 면세쇼핑 해외수요를 국내로 유턴할 수 있는지, 아니면 고소득자에게만 면세혜택이 집중되는지를 분석해 부작용이 크면 사업을 즉시 종료하고, 반면 편익효과가 크면 면세한도 상향을 전국으로 확산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현지 외국인 '온라인 역직구' 허용 의견도

일각에선 면세업계가 당장 줄어든 매출을 복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정부가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외국인에게 온라인으로 면세품을 팔 수 있게 하는 '온라인 역직구'를 허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 향후 해외여행이 정상화될 것에 대비하고 지금 같은 중국 다이궁에 대한 국내 면세점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선제적으로 내국인 면세 한도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 한도는 2014년 1회 400달러(약 45만원)에서 600달러(약 67만원)로 오른 후 7년째 그대로다. 업계에선 이를 최소 2000달러(약 225만원)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면세품 전체 구매 한도(5000달러)도 폐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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