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구경 화기 제조사 SNT모티브
국산 무기 전무하던 1970년대초
美 파견 기술연수생 초청 감사패
국산 무기 전무하던 1970년대초
美 파견 기술연수생 초청 감사패
1960년대 말 박정희 대통령과 국방부는 '우리 손으로 우리 무기를 만들자'는 대한민국 자주국방의 기치 아래 조병창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1971년 국내 주요 언론을 통해 'M16 소총 제조공장 도미 훈련 기사 모집'을 공고했다. 당시 엄격한 자격요건(공대 기계과 졸업, 군필자, 기계 관련분야 경력 5년, 미국인 기술자와 30분 이상 영어로 대화 가능한 자 등)에도 불구하고 전국에서 1800여명의 공학도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거쳐 27명의 '도미 기사'들이 선정됐다. 이들은 미국의 총기 제작회사인 콜트사에서 기술연수를 받고 조병창에서 M16 소총 생산을 비롯해 국산 K시리즈 화기들을 개발하는 데 많은 공을 세웠다.
'도미기사'들은 국방부 조병창(造兵廠·1973년 11월 29일 준공)으로 출발한 부산의 글로벌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 SNT모티브 초청으로 이날 오전 10시 부산 농심호텔에 도미기사 10명과 가족 6명 등 총 16명이 참석해 감사패 등을 전달받고 회사 직원들과의 간담회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SNT모티브 박문선 특수사업본부장은 "현재 회사가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품질향상 등을 통해 소총, 권총, 기관총, 저격용 소총 등 풀라인업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로 완성된 근간에는 조병창 시절 '도미기사'분들의 땀과 노력으로 쌓은 숭고한 기술이 있다"며 "대한민국 자주국방 1세대 '영웅'들에 대한 존경과 경의의 마음을 담아 행사를 마련했다"고 인사를 전했다.
'도미기사' 대표로 강흥림씨(83)는 "국산 무기가 전무하던 1970년대 초, 돈도 기술도 없던 우리나라가 미국에서 배워온 기술로 국방부 조병창은 유사 이래 첫 국산 소총을 생산한 자주국방의 전진기지가 됐다"며 "우리가 갈고 닦은 총기 제조기술은 우리나라 정밀기계공업의 기초가 되는 역할을 했기에 '도미기사' 모두가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도미기사'들은 이날 오후 1시 SNT모티브 방산공장을 방문해 직원들과의 기념촬영, 핸드프린팅 등을 진행하고 공장을 돌며 소총 생산 초기 당시 공장설립 및 장비도입 과정 등 이야기들을 전했다. '도미기사'들은 현재까지 소장하고 있던 당시 사진, 노트, 메모, 서적 등 물품들을 회사에 기증했다. SNT모티브는 소장품들을 모아 사내에 '명예의 전당'을 제작해 영구 보존할 계획이다.
SNT모티브 관계자는 "전 세계에 소총을 개발부터 생산까지 하는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는 극소수에 불과한데 방산강국을 염원했던 조병창의 역사를 이어받은 SNT모티브가 그중 하나"라며 "항상 전시를 대비해야 하는 국가 임무에 따라 숙련된 생산인력과 안정된 설비로 고품질, 대량생산이 가능한 유일한 공장으로 지켜져왔다"고 밝혔다. 이어 "순수 국내기술로 제작되는 K시리즈 화기들은 정밀기계기술의 튼튼한 뿌리와 함께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통해 발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개발 및 생산, 품질 등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며 자주국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데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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