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도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물러났다.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파라그 아그라왈이 뒤를 잇는다.
소셜미디어업체 트위터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도시는 11월 29일(이하 현지시간) 아그라왈에게 CEO 자리를 물려줬다.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는 "회사가 설립자들의 손에서 벗어나 나아갈 준비가 됐다고 믿어 트위터를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트위터 CEO로서 파라그(아그라왈)에 깊은 신뢰를 갖고 있다"면서 "그의 재능과 마음, 영혼을 높이 평가한다. 이제 그가 이끌 시기이다"라고 덧붙였다.
도시는 이제 자신의 관심이 트위터에서 모바일 결제업체 스퀘어를 비롯한 다른 분야로 옮겨갔다는 점을 퇴임 이유로 들었다.
도시의 뒤를 잇는 아그라왈은 2017년부터 트위터 CTO로 일하고 있다.
AT&T, 마이크로소프트(MS), 야후 등에서도 일했지만 10년을 트위터에서 일하며 경력을 쌓아왔다. 인공지능(AI), 기계학습 등 핵심 전략도 담당한 바 있다.
트위터 이사회는 아그라왈을 이날 즉각 CEO로 승진시켰다.
또 트위터 이사회 의장 자리는 트위터 이사이자 세일즈포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브렛 테일러로 교체됐다.
도시는 자신을 쫓아내려던 행동주의 투자자 엘리엇매니지먼트와지난해 피말리는 다툼을 벌인적도 있다. 그러나 휴전을 통해 CEO 자리를 지킨지 약 2년만에 결국 물러났다.
트위터 지분 4%를 갖고 있는 엘리엇은 도시가 트위터 뿐만 아니라 스퀘어에서도 CEO를 맡고 있어 두 곳 가운데 한 곳 CEO 자리는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해왔다. 또 그의 리더십 스타일, 지나친 암호화폐 사랑이 CEO로서 부적절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시는 당시 1년 중 반은 아프리카에서 보내면서 암호화폐에 매진할 계획을 갖고 있었지만 결국 취소한 바 있다.
도시는 2006년 트위터를 공동창업한 뒤 2008년까지 CEO를 지냈다. 그러나 2008년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던 프레드 윌슨 이사가 도시는 CEO 적임자가 아니라며 탄핵해 결국 축출됐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이사회는 도시가 요가 수업에 참석하기 위해 조기 퇴근하는 것을 CEO로서 부적절한 태도 가운데 하나로 지목한 바 있다.
도시는 CEO에서 물러난 뒤 이사회 의장 자리를 유지했지만 마침내 2015년 딕 코스톨로 CEO가 사임하자 CEO 자리를 다시 꿰찼다.
도시는 자신의 CEO 복귀를 1997년 스티브 잡스의 애플 CEO 복귀와 같은 성격으로 간주했다. 위기에 빠진 회사를 구해내는 역할을 맡았다고 자임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업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트위터가 이 경쟁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관한 뚜렷한 비젼이 없다면서 트위터를 반석 위에 올려 놓기를 희망했다.
그의 복귀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한 대주주는 도시가 자신이 신뢰하는 부하들을 통해 내부 개혁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또 도시가 트위터 내에서 신성시돼 아무도 건드리지 못했던 '이전 트윗' 삭제, 트윗을 '140자 이내로 제한'하는 규정을 없애는 등 거대한 전략적 변화도 이끌어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도시는 짐 매컬비와 공동창업한 스퀘어 기업가치가 폭등하면서 억만장자가 됐고, 아프리카로 이주할 계획을 검토하는 등 이후에는 회사 경영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한편 트위터 주가는 올들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28% 오른 것과 대조적으로 13% 하락했다.
도시가 2015년 10월 5일 다시 CEO로 복귀한 이후 트위터 주가는 85% 오르는데 그친 반면 스퀘어 주가는 폭등했다. 그가 공동창업한 스퀘어는 2015년 11월 19일 상장 이후 주가가 1566% 폭등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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