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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화학비료 대신 물고기 배설물로 작물 키우죠"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1.30 18:06

수정 2021.11.30 18:06

허정욱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
친환경 농업 대안 ‘아쿠아포닉스’
물고기 양식과 작물재배 동시에
농업용수 아끼고 사막서도 가능
[fn이사람] "화학비료 대신 물고기 배설물로 작물 키우죠"
"사회적, 환경적 측면에서 작물재배용으로 사용되는 화학비료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면서 친환경 농업의 대안으로 '아쿠아포닉스'가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허정욱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사진)는 11월 30일 "수경재배 분야 친환경 디지털 농업 추진을 위해 아쿠아포닉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통합환경운영 시스템 연구를 시작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의 합성어로, 물고기 배설물을 작물 수경재배에 활용하는 친환경 농법이다.

허 연구사는 "물고기 양식 과정에서 물고기 호흡이나 배설물로부터 암모니아(NH3)가 발생하고 이것이 물과 만나 암모늄 이온(NH4+)이 된다"며 "이 성분에 의해 양식 수조 내 암모니아 농도가 높아지면 양식수가 오염되거나 물고기가 폐사하는데 이때 수조에 유용 미생물을 넣어 증식시키면 암모늄 성분이 분해돼 양식과 작물 재배가 동시에 이뤄진다"고 소개했다.

아쿠아포닉스를 활용하면 물고기 배설물과 같은 오염물질 축적을 방지할 수 있어 양식용수 교체작업이나 작물재배 용수를 별도로 공급할 필요가 없어 농업용수를 절약할 수 있다. 또 작물재배가 쉽지 않은 척박한 토양이나 사막 등 비경작지에서도 작물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

허 연구사는 다만 "양식과 재배시설이 동시에 필요한 탓에 관행 토경이나 수경재배에 비해 초기시설투자비가 증가한다"며 "양식과 작물 생육환경이 차이가 있어 최적의 환경제어가 곤란하고 물고기 양식과 수경재배 기술이 동시에 요구되는 점 등은 단점으로 지적된다"고 말했다.

아쿠아포닉스는 운용상 다양한 장단점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농업의 대안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허 연구사는 "프랑스, 이탈리아, 벨기에, 미국, 베트남 등에서는 아쿠아포닉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대표적인 연구사례로 친환경 양식 기술, 유용곤충을 활용한 양식용 사료화 기술, 작물의 생장 특성, 양식수 관리용 여과장치, 멸균장치, 아쿠아포닉스의 환경영향 평가 등을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사는 어종과 작물 생장 관계, 양식수 내 영양성분 구명, 양식수 정화기술, 양식용 대체사료 개발 및 아쿠아포닉스 통합환경운영 시스템 연구에 착수했다.


허 연구사는 아쿠아포닉스 상용화를 위해 "양식어종과 작물종 매칭, 물고기와 작물생장 최적 환경제어 등 아쿠아포닉스 운용 관련 디지털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재배작물의 최적 생장을 위한 순환수 관리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를 통해 친환경 아쿠아포닉스 시스템을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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