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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정보 플랫폼 도입 등 성과... 후배경찰에 국제경험 전하고파" [인터뷰]

윤홍집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08 18:02

수정 2021.12.08 18:02

3년 임기 마치고 지난달 퇴임한
'한국인 첫 인터폴 총재' 김종양
"범죄정보 플랫폼 도입 등 성과... 후배경찰에 국제경험 전하고파" [인터뷰]
"전기도 안 나오던 산골의 소년이 인터폴 총재가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파이낸셜 뉴스는 지난 7일 한국인 최초 인터폴(INTERPOL) 수장에 올라 3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김종양 인터폴 전 총재(사진)를 만났다.

김 전 총재는 "세계 최대 국제경찰기구인 인터폴의 리더로서 무사히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임기 동안 소회를 밝혔다.

경남 창원 출신인 김 전 총재는 지난 2012년 인터폴 집행위원을 거쳐 2015년부터 아시아 부총재를 역임하고 2018년 총재 권한대행을 맡았다. 이후 같은 해 한국인 최초 인터폴 수장에 올라 지난달 퇴임했다. 100년이 넘는 인터폴 역사에서 집행위원과 부총재, 총재를 모두 거친 사람은 김 전 총재를 포함해 단 2명뿐이다.

김 전 총재는 "인터폴 일원으로 9년간 몸 담으며 수많은 국제 범죄에 대응하고 각 국가들의 공조 수사를 조율했다"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점은 국가 간 치안력 격차를 줄이는 것이었는데 어느 정도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총재는 재임 시절 모든 회원국이 이용할 수 있는 범죄정보 플랫폼을 도입하고, 카리브해·중동 지역 인터폴 지역사무소를 신설했다.

그는 "195개 회원국의 치안역량은 천차만별"이라며 "효과적인 공조수사를 하기 위해선 각 국가들의 치안역량이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협력이 되지 않고, 허점을 노린 범죄도 늘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국제 사회에서 인터폴의 역할은 세계 각국의 수사 협조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항간에는 인터폴이 직접 수사에 나서 범죄를 소탕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이는 인터폴의 실제 기능이 아니라는 게 김 전 총재의 설명이다.

김 전 총재는 "인터폴은 회원국들의 수사력을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한다"며 "각 국가에서 발생하는 범죄 정보를 수집하고 이에 맞는 수사 기획·조율을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인터폴이 매년 기획하는 작전은 130여 개라고 한다.

최근에는 한국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수행 중인 인터폴 작전도 있다. 현재 △아동 성착취범 단속 △사이버 이용 경제 피해 단속 프로젝트 △지적재산권 침해하는 디지털 저작권 침해 범죄 단속 등이 진행 중이다.

과거 대비 인터폴 파견 한국 경찰 인력도 늘었다. 2~3명 남짓 파견된 한국 경찰은 현재 13명 수준이다.

한국 경찰이 주도적으로 보이스피싱 등 범죄 조직원을 검거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김 전 총재는 "범죄 수법이 지능화되면서 국경을 넘어선 범죄가 늘고 있다"며 "국가 간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사건이 많아졌다는 얘기인데 한국 경찰이 기여하는 부분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총재는 현재 인터폴 관련 남은 일들을 정리하며 향후 계획에 대해 고심 중이다. 그는 "국제 경험이 많다는 게 내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라며 "이 경험들을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것도 내 역할이다.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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