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반복되는 공소장 유출 논란..공수처 무리한 수사인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09 16:30

수정 2021.12.09 16:40

[파이낸셜뉴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김학의 불법 출금 수사중단 외압 혐의로 기소된 이성윤 서울고검장의 공소장 유출 의혹에 대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당시 검찰 수사팀을 수사 중인 가운데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이 고검장 사건을 담당한 수원지검 수사팀의 경우 앞선 대검 감찰 결과 유출 정황이 없었기 때문이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소장은 검사가 피고인의 죄명과 범죄사실 등을 기재해 법원에 제출한 문서로 첫 재판 전에는 원칙적으로 공개가 금지된다.

검사가 공소장을 작성해 법원에 재판을 요청(기소)하기 전에 공소장이 유출될 경우 피의사실공표죄에 해당해 불법이다. 하지만 과거 대형 범죄 사건 등의 경우 '알권리'라는 명분하에 검찰의 공소 내용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며 재판 전 여론 심판이 일어나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검찰에서 흘려준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면 '언론사의 취재를 통해 밝혀진 것'이라는 해명이 이어지는 식이었다.

현재 공수처는 이성윤 서울고검장 공소장을 유출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과거 이 고검장을 기소했던 수원지검 수사팀 소속 검사 등을 수사하고 있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5월 12일 이 고검장을 불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을 내부망에 등록했고, 다음날 해당 내용이 언론 등에 유출됐다. 당시 공소장 유출 논란에 따라 대검 감찰부 등은 내부망에 접속한 검사 등을 조사했지만 수원지검 수사팀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대검 감찰부가 이 고검장의 측근인 A 검사장이 공소장을 복사한 문서 파일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법무부에 보고를 누락한 것이라는 언론 보도도 이날 나왔다. 공소장 유출에 수원지검 수사팀이 관여했다는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당시 공소장 유출이 이성윤 고검장의 측근이 복사한 문서 등 제3의 경로로 유출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생긴것이다.

이에 대해 대검 측은 "공소사실 유출 주체와 방법 등에 대해 조사 중"으로 "대검 측이 감찰 사건을 덮었다는 보도는 오해"라고 설명했다.

수원지검 수사팀은 지난 3일 공수처에 의견서를 제출하며 "수사팀이 공소장 또는 공소사실을 외부에 유출한 사실이 없다"며 "이는 앞선 대검 진상조사에서도 명백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도 공소장이 유출된 시점이 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한 이후이기 때문에 피의사실공표죄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수원지검도 공소제기 이후 공소사실은 그 자체로 비밀성이 없어 범죄가 돼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법원의 첫 공판 전에 공소사실이 유출된 것과 관련해서는 '공무상 비밀 누설'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검찰의 공소제기가 이뤄진 이후에는 공판에서의 공소사실 공개가 당연 수순인 만큼 '공무상 비밀 누설'죄 성립이 어렵다는 시선이 일반적이다.

박범계 장관은 지난 8일 공소제기 후 공소장 유출은 문제없다는 검사들의 반발에 대해 "첫 재판 이전 공소장 공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지난해 2월 당시 '청와대 선거 개입' 사건 공소장을 국회에 요지만 제출해 '비공개' 논란이 번지자 해명을 하며 "(국회 요청 등이 있을 경우)공판기일 전에는 공소사실 요지만을 공개한다"며 첫 재판 전에도 '요지'는 공개가 가능하다고 공식 입장을 낸 바 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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