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약진에 올들어 승승장구
24개펀드 3조5000억 새로 설정
한투미국배당귀족 1500억 유입
순자산 11조3000억으로 불어나
ETF 중심 성장…평균 26% 수익
24개펀드 3조5000억 새로 설정
한투미국배당귀족 1500억 유입
순자산 11조3000억으로 불어나
ETF 중심 성장…평균 26% 수익
9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국내 64개 북미 펀드에는 연초 이후 3조5728억원이 새로 설정됐다. 이는 중국·중화권(2조377억원), 유럽(752억원), 아시아퍼시픽(415억원), 인도(26억원) 펀드에 들어온 자금 합산액(2조157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외 신흥국 펀드에선 되레 자금이 빠져나갔다. 베트남 펀드는 이 기간 5157억원이 유출되며 몸집이 크게 줄었고 러시아(-832억원), 신흥아시아(-743억원), 브릭스(-641억원) 등도 부진을 면치 못 했다.
운용사들의 운용 능력을 방증하듯 북미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매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지난 2017년말 1조원이 채 안 됐던 순자산액은 2018년 말 1조3833억원으로 뛰었고 지난 연말에는 4조2135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올해 그 규모가 비약적으로 늘어 지난 8일 기준 전체 북미 펀드 순자산 금액은 11조3374억원을 가리키고 있다.
개별 펀드 중에선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이 올해 1503억원을 끌어 모으며 가장 빠른 속도로 덩치를 키웠다. AB미국그로스(1341억원), AB셀렉트미국(691억원), 피델리티미국(408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수익률도 양호했다. 전체 북미 펀드는 연초 이후 평균 26.05%의 성과를 냈고 특히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다. KBKBSTAR미국S&P원유, 삼성KODEX미국에너지 등 미국 원자재 및 에너지에 투자하는 상품은 각각 72.68%, 59.4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미국 주요 지수를 추종하는 한국투자KINDEX미국S&P500(35.02%), 미래에셋TIGER미국S&P500(34.76%), 한국투자KINDEX미국나스닥(34.40%) 등도 올해 30%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 약진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연초 대비 27.03%, 나스닥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같은 기간 각각 24.32%, 18.29% 상승했다. JP모건(5050포인트)와 골드만삭스(5100포인트), UBS(5000포인트) 등의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현재 4700선인 S&P500지수가 내년에는 5000선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경기회복 조짐도 힘을 보탰다. 월마트, 홈디포 등 대형 소매업체가 3·4분기 호실적을 달성했고 미국의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7% 증가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시장 예상치(1.5%)를 크게 웃돌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6.3% 증가한 수치다.
이원주 키움증권 연구원은 "증시도 결국 기업 순이익을 축으로 결정되는데, 미국 기업들 실적이 우수했고 주당순이익(EPS) 컨센서스 역시 올해 내내 오름세였다"며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옛 페이스북) 등은 오히려 코로나19 수혜주로서 오미크론이 발생했다고 해도 S&P500지수 5000이 부담스런 수치는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경기 성장 발목을 잡았던 공급망 차질 문제도 차츰 개선되는 양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61.1(50 이상이면 경기 확장)로, 전월(60.8) 대비 상승하며 경기 확장 신호를 내비쳤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공급 차질 문제가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며, 특히 반도체와 철강제품 부문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며 "미국에서 오미크론 감염자가 확인된 후 투자 심리가 위축된 경향은 있으나, 부스터샷 접종률이 빠르게 상승하는 등 비교적 안정세에 진입했다"고 짚었다.
임환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금속, 전자장비, 석유화학산업 등의 공급망도 나아지고 있다"며 "제조업 경기 호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미국 인프라투자 법안 통과 시 투자 확대 사이클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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