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가장 우려해온 북한 정부가 이제는 중국의 침투를 가장 큰 위협으로 여기고 경계하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집권 10년을 맞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정권이 미국이 아닌 중국을 장기간 정권 유지에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중국에 대한 의존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전문가인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는 “북한과 중국이 이데올로기로 유대를 맺고 있다는 일반적인 생각은 완전히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방첩 관계자라면 중국을 국내 안보의 가장 큰 위협으로 보고 있으며 이는 중국이 북한 내부에 혼란을 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신문은 중국이 한국전쟁 당시 북한을 지원하자 북한 정부는 중국의 침투를 두려워하기 시작했으며 두나라간 반감이 생겼다고 분석했다.
북한 정권은 한국전쟁 이후 중국과 밀접한 인물을 숙청했으며 1950년대에 북한에 주둔하고 있는 중국군을 철수시켰다.
미국 워싱턴 소재 스팀슨센터의 중국 전문가 윈쑨은 북한에서는 일본을 100년의 적, 중국을 1000년의 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중국은 북한을 탈출한 고위 관리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면서 언젠가 북한에 친중 정권 설립에 대비하기도 했다.
북한이 중국에 가장 큰 배신감을 느낀 것은 지난 1992년 미국이 북한 정부를 공식 인정하지 않는데도 중국이 한국과 수교를 하면서 부터라고 존 델루리 연세대 교수는 말했다.
델루리 교수는 “북한에게 중국에 경제를 개방하는 것은 왕국을 넘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기초적인 이동통신망 구축 사업도 이집트 기업에 맡긴 것을 예로 들었다.
FT는 지난 2013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처형시킨 고모부인 장성택 노동당 행정부장이 중국 관리들과 친분이 있었으며 독살된 이복형인 김정남도 중국으로부터 보호를 받은 사실에 주목했다.
중국은 북한이 지난 2017년 미국 본토까지 날아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험 발사하자 유엔의 대북 제재에 동참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북한을 미군이 주둔하고 있는 한국과의 중간 완충지대로 계속 남기를 원하면서 김정은 정권의 유지를 원하고 있는 것 외에는 북한으로부터 바라는 것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스팀슨센터의 윈쑨은 미국과 중국간 경쟁이 김정은 정권의 생존에 도움이 되고 있으며 이것은 중국 정부가 북한을 쉽게 포기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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