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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민의 적시타]'소통왕'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내가 틀릴 수 있어요" 실패 책임은 임원이 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5 16:10

수정 2021.12.15 16:56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파이낸셜뉴스] "내 말이 틀릴 수도 있어요."
삼성전자의 새로운 반도체 수장이 된 경계현 반도체부품(DS) 부문장(사장)은 15일 취임 후 처음으로 연 임직원 온라인 간담회 '경영진과의 대화'에서 이 말을 여러번 반복했다. 대표이사의 말이라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며 구성원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차원에서 "내가 틀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경 사장은 이날 오후 1시간 가량의 사내방송에서 약 50분간은 본인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전하고, 나머지 10분간은 임직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식으로 행사를 진행했다.

경 사장은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변화), 일과 삶의 대한 철학, MZ세대 소통방식, 조직문화 개선 등에 대한 소신을 밝혔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신 인사제도에 대한 생각도 가감이 없이 전했다. 직원들은 수백건의 질문 세례로 큰 호응을 나타냈다.

경 사장은 "누구나 함께 일하고 싶은 최고의 성장 기업을 만드는 것이 우리의 비전"이라며 "이를 위해 임원이 아니라 실무자가 결정하는 권한을 가지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 사장은 "내가 틀릴 수도 있고, 금방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임원은 책임을 지는 사람이다. 비전과 데이터 중심으로 애자일(Agile·민첩)하고 민첩하게 일하자"고 말했다.


경 사장은 이 자리에서 그동안 비효율적인 업무 방식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는 불필요한 회의나 토론이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간 해왔던 보고, 회의방식, 일하는 방식 등 익숙한 것으로부터 결별하고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면서 "반복적이거나 비효율적인 업무는 줄이고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해서 트렌드포메이션을 이루자"고 당부했다.

최근 직원들 사이에 '보고를 위한 보고'라며 불만이 많았던 일일보고와 주간보고를 핵심 인원을 제외하고 대부분 즉각 없애기로 약속했다.

경 사장은 "심리적 안정감이 조직문화의 핵심이며 방향성은 다른 생각을 통합할 수 있는 포용"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동료들에게 본인이 가진 원래의 모습을 보여줘도 편함을 느낄 수 있는 신뢰와 존중이 가능한 분위기를 구성해야 한다"며 "리더부터 임직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같은 맥락으로 그는 임직원 모두가 존중과 배려를 실천하기 위해 존댓말을 사용할 것을 요청했다.

신 인사제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도 경 사장은 함께 고민하는 자세를 가지겠다고 전했다.

경 사장은 "임직원의 성과를 인정하고 성장시키고 보상하는 게 인사 평가의 목적"이라며 "이번 신 인사제도에서 평가, 보상, 승격 문제가 이슈가 된 것으로 안다. 이것은 신뢰의 문제다. 앞으로 공정하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경 사장은 앞으로 매주 수요일 이같은 간담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한동안은 경 사장이 직접 호스트를 맡기로 했고, 이후에는 경영진이 돌아가며 맡게 될 수도 있다.


경 사장은 "온라인 간담회 외에도 대화할 수 있는 다른 방식의 장도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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