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한국을 포함해 세계 주요 경제국의 올해 3·4분기 자본 투자 규모가 전 분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변종의 확산과 공급망 혼란, 이에 따른 경기 불확실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과 미국, 캐나다, 독일, 네덜란드, 스위스의 기업 투자가 일제히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총고정자본형성(GFCF) 변화를 살펴보면 한국의 해당 수치는 2·4분기에 103.2였지만 34분기에 100.9로 떨어졌다. GFCF는 일정 기간 동안 기계나 건물 등 생산에 쓰이는 자본재의 증가분을 측정한 수치로 한 경제의 투자 자본 증가를 가늠하는 수치다.
미국과 독일, 일본의 GFCF는 3·4분기 기준 전 분기 보다 각각 0.2, 2.2, 2.1씩 감소했다. WSJ는 해당 수치를 근거로 주요 7개국(G7)의 3·4분기 기업 투자 지출 또한 전 분기 대비 0.8% 줄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기업 투자 지출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GFCF로 환산할 경우 같은 기간 2.2% 감소했다. 중국의 3·4분기 투자 지출 또한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WSJ는 세계적으로 소비자 지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공급망 혼란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투자에 소극적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원자재와 설비 가격 상승으로 이윤이 떨어지는 상황도 투자 지출의 발목을 잡았다.
프랑스 BNP파리바 은행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포함 기업들의 3·4분기 매출 대비 설비투자는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WSJ는 숙련 노동력의 부족과 내년 노동계의 임금인상 요구 움직임도 기업들의 투자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투자은행(EIB)의 데버러 레볼텔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과 함께 경제 상황과 여건의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기업들의 투자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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