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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항공기 점검을 사람이 아닌 드론이 하는 시대가 열린다. 대한항공이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띄워 항공기 동체를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대한항공은 16일 서울 공항동 본사 격납고에서 대한항공,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군집드론을 활용한 기체검사 솔루션’ 시연 행사를 열었다. 드론 4대가 보잉 737 항공기에 대한 촬영 영역을 설정하고 비행 경로를 생성한 뒤 동시에 뜨면서 항공기 동체를 점검하는 모습이 구현됐다.
그동안 항공기 동체 외부의 파손, 부식, 변형 여부를 정비사가 직접 육안으로 점검해 왔다. 특히 항공기 동체 상부는 최대 높이가 20m에 달하기에 이 부분을 확인하려면 크레인이 달린 높은 작업대를 이용해야 하는 관계로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 데다 동체 표면의 미세 부위까지 정교하게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드론을 이용한 항공기 동체 검사는 안전 사고 위험을 없애는 동시에 더 정확하고 빠른 정비가 가능해 해외 항공사에서 도입되고 있는 단계다. 대한항공이 약 1년 동안 개발한 '군집 드론을 활용한 기체검사 솔루션'은 세계 최초로 2대 이상의 드론을 동시에 투입해 정비 시간을 단축함과 동시에 운영 안정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대한항공이 만든 드론은 가로·세로 약 1m, 무게 5.5kg로 4대가 동시에 투입돼 항공기 동체 상태를 검사할 수 있다. 4대의 드론은 사전에 설정된 영역을 각각 비행하며 영상을 촬영하게 되며, 만약 어느 한 드론이 고장날 경우 나머지 드론이 자율적으로 상호보완해 사전에 계획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성했다.
드론 4대를 동시에 투입하면 현재 육안으로 진행되는 약 10시간의 동체 검사 시간을 약 4시간으로 60% 가량 줄여 항공기 정시성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드론에 장착된 고성능 카메라는 1㎜ 크기까지 식별 가능해 작업자가 높은 곳에서 육안으로 일일이 찾아내기 어려운 미세한 손상까지 정확히 탐지할 수 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은 클라우드로 검사 데이터를 공유해 시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관련 직원들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으며, 더욱 안전한 드론 운영을 위해 검사 항공기 및 주변 시설물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는 ‘충돌 방지 및 회피’와 임무영역 이탈방지를 위한 ‘안전비행영역’(지오펜스) 기능도 적용했다.
이번 개발은 정부의 항공정비(MRO) 산업 경쟁력 강화 및 항공정비 제도 개선 정책과 연계한 것으로, 대한항공은 솔루션 개발 뿐 아니라 조종사 및 기술자 이외 안전요원 배치를 의무화하는 등 드론 정비 운영 근거 및 안전관리 방안 마련을 위해 정비 규정을 개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지속적인 드론 시범 운영을 기반으로 작업자의 안전도 및 사용 편의성 향상, 운영의 안정성 및 검사 정확도 등을 개선시켜 내년 중에 정식 운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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