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KB·신한금투·한투… ‘실적 잔치’ 증권사 대표 줄연임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9 17:57

수정 2021.12.19 22:29

올해 사상 최대 실적 잇따라 달성
사모펀드 사태 안정적으로 수습
NH·대신證 대표도 연임 청신호
KB·신한금투·한투… ‘실적 잔치’ 증권사 대표 줄연임

국내 주요 증권사의 기존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따라 연임에 성공했다. 사상 최대 실적이 증권사 수장의 연임에 힘을 보탠 것으로 판단된다. 또 안정적인 사모펀드 사태 수습, 내부통제 강화 등이 CEO 연임에 주효하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최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박정림·김성현 KB증권 대표를 추천했다. 두 대표는 지난 2018년 12월 선임된 이후 3년째 KB증권을 이끌고 있다.

두 대표의 연임 배경에는 실적 개선이 주효했다. KB증권의 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72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다. 이를 고려할 때 올해 1조원 영업이익 클럽 가입이 예상된다.


박 대표는 KB증권의 '자산관리(WM)' 부문, 김 대표는 투자은행(IB) 부문에서 성과를 내며 전통의 강자였던 DCM(부채자본시장)뿐 아니라 ECM(주식자본시장)까지 크게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초 업계는 라임 등 사모펀드 사태 책임론, 이와 관련한 금융당국의 징계 조치가 박 대표 연임에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의 최종 제재심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연임에는 차질이 없게 됐다.

이영창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도 연임에 성공했다.

신한금융지주는 최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추천 및 지주회사 경영진 이사를 실시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20년 3월 취임 후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관련 손실, 라임펀드 사태를 안정적으로 수습하고 고객 신뢰 제고, 투자자 보호 강화에 힘쓰는 등 '소방수' 역할을 해냈다는 평가를 얻었다.

실적도 좋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3·4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539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75.2% 증가한 수치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도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2018년 11월 수장에 올라선 정 대표는 이후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해 왔다. 한국투자증권의 올해 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21.1% 성장한 1조63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정 대표는 지난 6월 부실사모 펀드 10개 상품에 대한 투자 원금 전액 보상을 약속,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전액보상이라는 통큰 결정으로 고객 신뢰를 제고하고 비판여론을 빠르게 잠재웠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2022년 3월 임기 만료인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 역시 연임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정 대표 역시 옵티머스 펀드 판매 책임론, 펀드 사태 관련 금감원 중징계로 연임 가능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바 있다. 그러나 금융위의 최종 제재 결정이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지난 2018년 3월 취임 이후 NH투자증권 실적이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이 연임 가능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 3·4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601억원을 달성하며 '1조 클럽'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 2020년 3월 대신증권 수장이 된 오 대표는 기록적인 실적을 이끌어 냈다. 대신증권은 올해 3·4분기까지 순이익만으로도 연간 기준 사상 최대치를 넘었다. 올해 연결기준 3·4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6% 증가한 814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IB, WM 부문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중 하나로 올해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카카오페이를 포함해 굵직한 IPO 딜을 수임하며 IB 부문 실적을 키웠다.

국내 증권가 최장수 CEO 중 한 명인 메리츠증권 최희문 대표도 외형과 매출 성장을 이끌어온 만큼 연임이 예상된다. 최 대표는 지난 2009년 10월 메리츠증권 대표로 취임한 이후 3연임을 거치며 10년 넘게 수장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 4연임에 성공하면 최장수 CEO 기록은 최 대표가 세우게 된다. 현재까지 증권사 최장수 CEO는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2021년 3월까지 13년간 대표직을 맡은 바 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김태일 기자 , 장유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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