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역대급 대어' 줄줄이 입성… 115개사 공모액만 20조 [2021 증시 결산 (1) 공모주 열풍]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19 18:34

수정 2021.12.19 18:34

크래프톤·카카오뱅크 등 상장
SK아이이테크놀로지 81조 몰려
시가총액 순위도 지각변동
내년 LG에너지솔루션 등 출격
'역대급 대어' 줄줄이 입성… 115개사 공모액만 20조 [2021 증시 결산 (1) 공모주 열풍]

올해 초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코스피가 3300을 넘기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 들어서 대형주의 부진과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 본격화 등으로 악재가 커지자 주춤한 상황이다. 시장 변화가 빠르게 보인 한 해였던 만큼 올해 증시에서 발생한 이슈와 현황, 2022년 전망에 대해 살펴본다.

기업공개(IPO) 시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코로나19로 풍부해진 유동성이 투자자의 적극적인 공모시장 참여로 이어졌고, 연간 누적 공모액도 20조원을 넘으며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상장한 공모주는 총 115개사(스팩, 코넥스 상장, 재상장 제외)로 지난해(95개사)보다 20개사가 더 늘었다.
현재까지 누적 공모금액도 20조2527억원으로 지난해 5조6951억원 대비 3배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기존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10년 10조1453억원과 비교해도 2배 가까이 많다.

■올해 업종 대장주 오른 IPO 대어들

IPO 시장이 급격히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대어급 공모주들이 증시에 대거 들어왔기 때문이다. 크래프톤(4조3098억원)을 비롯해 카카오뱅크(2조5526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2조2460억원), 카카오페이(1조5300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조4918억원), 현대중공업(1조800억원) 등 조 단위 공모주들이 줄줄이 상장했다. 특히 상반기 SK바이오사이언스가 청약증거금 63조6198억원을 끌어모으며 최고 기록을 쓴 지 2개월 만에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80조9017억원을 모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나오고, 기존 비례 방식에서 균등배정 방식이 늘어나면서 단기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예전만 못했다. 결국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면서 크래프톤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겪었고, 청약경쟁률 7.79대 1로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기도 했다. 렌터카업계 1등 롯데렌탈도 청약경쟁률 65.81대 1로 부진했다.

다만 대형주들이 증시에 안착하면서 업종별 대장주, 시가총액 순위도 지각변동이 컸다. 지난 8월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전통의 금융대장주 KB금융을 상장 첫날 밀어내고 금융대장주 자리를 꿰찼다. 이날 기준 시가총액 30조3626억원으로 시총 10위를 기록 중이다.

크래프톤도 상장과 동시에 엔씨소프트를 제치고 게임 대장주에 올랐다. 현재 시가총액 24조2090억원으로 15위를 기록 중이다. 조선주에서는 현대중공업이 모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을 밀어냈고, 에스디바이오센서도 씨젠을 앞지르며 진단키트 대장주에 올랐다.

■IPO기업 63%, 현재 주가 공모가 보다 높아

올해 공모주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92개 종목(스팩·재상장 제외)의 공모가 대비 현재 주가의 평균 수익률은 45.5%로 집계됐다. 또 92개 종목 중 58개(63%)의 현재 주가가 공모가보다 높았고, 34개 종목(37%)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았다.

'대어급'으로 꼽힌 종목 중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283%), 카카오페이(118%), 현대중공업(79%), SK아이이테크놀로지(68%), 케이카(67%)가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코스닥 업체 중에서는 메타버스 관련주인 자이언트스텝 주가가 공모가의 10배 수준으로 1위에 올랐고 지오엘리먼트(371.5%), 맥스트(338.67%), 나노씨엠에스(322%) 등도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92개 종목 중 23개(25%)는 상장 첫날 100% 이상의 수익을 냈고 이 중 15개(16.3%) 종목은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를 기록한 뒤 상한가)'으로 마감했다. 다만 절반에 가까운 43개 상장사 주가가 상장 후 1주일 이내 최고점을 찍고 내려와 과거에 비해 단기차익을 노린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조 단위 IPO 대어 줄줄이 대기

2022년 역시 연말 차가웠던 공모주 시장을 녹일 뜨거운 기업들이 출사표를 던질 예정이다. 새해부터 역대 최대 규모 LG에너지솔루션 등 조 단위 IPO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규모는 10조9225억~12조7500억원으로 2010년 삼성생명의 4조8881억원을 크게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희망 공모가격 범위는 25만7000~30만원(액면가 500원)이다. 내년 1월 11~12일 공모가 확정을 위한 기관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같은 달 18~19일 이틀간 일반투자자 청약에 나선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번 IPO를 통해 최대 1조2000억원을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5만7900~7만5700원(액면가 500원)으로 2월 중순쯤 상장할 예정이다.
이 외에 현대오일뱅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SSG닷컴 등도 10조원 안팎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어 컬리(약 5조원), CJ올리브영(약 3조원), 교보생명(약 3조원), SK쉴더스(약 3조원), 쏘카(약 3조원), 원스토어(약 2조원), 오아시스(약 1조원), 태림페이터(약 1조원) 등도 내년 IPO 후보군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022년에도 2021년에 버금가는 신규 상장 풍년이 예상된다"며 "현재 2022년 신규 상장이 거론되는 예상 기업가치(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수는 13개로 2021년의 11개를 상회한다"고 밝혔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