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재산세 올 공시가로 부과... 당정, 한시적 유예방안 검토

공시가는 시장가격 맞춰 조정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시가격 재검토를 시사하면서 민주당이 당정을 통한 후속조치 검토에 나섰다. 정부가 오는 23일 공동주택 공시가 발표를 앞두고 여당의 반대로 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부동산 공시가격을 정부 방침대로 시장가격에 맞춰 조정하되 재산세 등 실제 과세는 올해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한시적 유예방안을 검토 중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과 공시가격 현실화가 겹치고 1가구 1주택자들까지 보유세 부담이 커지면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문재인정부의 공시가 현실화 등 부동산 정책 기조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어 당정청 간 갈등 재연도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등을 요구하자 청와대가 난색을 보이면서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서다.

민주당은 부동산 공시지가 상승은 예정대로 조정하되 재산세가 과세되는 기준 금액은 지난해 12월(단독주택)과 올 3월(아파트) 발표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산세 인상을 1년간 미뤄 동결하게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한시적 재산세 인상 유예방안은 이 후보의 제안에 따른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18일 SNS에 "공시가격 관련 제도를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며 "공시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삼는 재산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계획을 유예·재조정해 세부담을 현재와 유사한 수준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당에 주문했다.

민주당은 경제위기 상황 등에는 과세를 일부 유예할 수 있는 규정을 근거로 이를 정부에 요청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시가 현실화 로드맵에 따라 시세 9억원 미만 공동주택은 2030년까지, 9억~15억원 아파트는 2027년까지, 15억원 이상 2025년까지 각각 공시가를 시세의 90%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오는 23일 공동주택 공시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당정이 과세 유예를 결정하면 다주택자의 재산세나 종합부동산세 부담도 함께 일부 완화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당에선 과세 한시적 유예가 아닌 전면 세부담 완화 요구도 나오고 있어 향후 추가 조정 논의가 이어질지도 주목을 끌고 있다.

앞서 민주연구원장인 노웅래 의원은 지난 17일 "집값이 폭등한 데다 공시가격 현실화까지 동시에 하게 되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급격한 세금 인상이 이뤄지게 된다"며 "지금은 있는 세금도 깎아주어야 할 판이지 결코 세금을 더 걷어야 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e-mail]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