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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비메모리 봄 온다” 기지개 켜는 반도체펀드

김태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0 17:56

수정 2021.12.20 18:12

내년 3분기 D램값 상승 전망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등
주요 펀드 줄줄이 양호한 성과
TIGER반도체TOP10 9.71%
글로벌 투자 펀드에도 돈 몰려
“메모리·비메모리 봄 온다” 기지개 켜는 반도체펀드
메모리 및 비메모리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감에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상승하고 있다. 다만 DRAM(D램) 가격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하락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는 터라 이를 고려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증권가 판단이다. 최근 '6만전자' 오명에서 벗어나 7만7000원선을 회복한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목표주가 12만원이 제시되기도 했다.

2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최근 한달 간 반도체 관련주에 투자하는 주요 펀드들은 양호한 성과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TIGERFn반도체TOP10'은 최근 1개월 수익률 9.71%를 달성하며 1위, 'NH-AmundiHANAROFnK-반도체'가 9.13%의 수익률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KBKBSTAR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7.72%), 미래에셋TIGER반도체(7.50%), 삼성KODEX반도체(7.40%) 등의 순이었다.

이는 국내 양대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등세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3·4분기 맥을 못 췄던 이들 종목 주가가 내년 D램 가격 반등을 점치는 전망이 나오면서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10월 12일 6만원대로 추락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7만7100원에 마감됐고 SK하이닉스 주가는 같은 기간 9만1500원에서 12만500원으로 31.7%나 상승했다. DB하이텍(36.6%), 리노공업(14.8%), 원익IPS(6.6%) 등의 주가도 오름세를 기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D램 수요가 북미 4대 데이터센터 업체를 중심으로 전년 대비 20~23%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공급을 웃돌 것"이라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매출 역시 퀼컴, 엔비디아, IBM 등의 주문 증가에 따라 대폭 늘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수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의 서버 빌드가 본격화되며 서버향 반도체 수요가 늘고, PC 판매량 둔화가 제한적이라 D램 가격은 상승세를 탈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에 대해선 "내년 3·4분기 D램 반도체 가격 업사이클 진입이 예상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20% 높여 잡았다.

특히 외국인이 최근 한 달새 삼성전자 주식을 총 2조8455억원어치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주도했다. 이달 들어서는 지난 13일부터 6거래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가는 등 2조원 가까운 주식을 쓸어담았다.

해외 반도체 업체에 투자하는 펀드도 국내 투자자들 이목을 끌고 있다. '미래에셋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과 '유리필라델피아반도체인덱스(UH)'는 최근 한달새 각각 2407억원, 353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PHLX Semiconductor Sector 지수'를 따르는 미래에셋TIGER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은 아날로그 반도체 1위 업체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8.46%)와 인텔(8.28%)을 비롯해 브로드컴(8.23%), 엔비디아(7.67%). 퀼컴(7.37%) 등 팹리스(반도체 설계업체) 등에 투자하고 있다.


차동호 KB자산운용 ETF운용실 실장은 "비메모리 반도체가 쓰이는 전기차,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등 산업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시스템반도체를 필두로 관련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며 "이런 흐름에 발맞춰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들여 제2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고 분석했다.

안상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팀 팀장은 "D램 현물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ETF가 성과를 낸 것으로 보인다"면서 "전기차·스마트폰 등 원가 상승을 상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제품이 늘어나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이어 "다만 미중 무역 분쟁,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 코로나19 변이 확산 등은 관련 기업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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