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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빙하, 이전 700년보다 10배 빨리 감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1 01:47

수정 2021.12.21 13:10

[파이낸셜뉴스]
2014년 촬영된 네팔 찬그리누프 빙하. 뒤로 에베레스트산이 보이는 가운데 빙하가 녹고 남은 자리에 바위 잔해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P뉴시스
2014년 촬영된 네팔 찬그리누프 빙하. 뒤로 에베레스트산이 보이는 가운데 빙하가 녹고 남은 자리에 바위 잔해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AP뉴시스

지구 온난화로 히말라야 산맥 빙하들이 10배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40년간 빙하가 녹는 속도가 이전 700년간 녹은 속도보다 10배 빠르다는 것이다.

빙하가 녹으면서 눈사태, 홍수 등도 잦아졌고, 설원 지역이 급속도로 축소돼 인도·네팔·부탄 등의 주민들이 삶에 위협을 받고 있다. 또 남아시아 전역 인구 수억명을 먹여살리는 농업생산도 타격을 받고 있다.

아울러 히말라야의 설원이 축소되면서 녹은 빙하가 해수면 상승을 부르고, 전세계 해안 주민들이 범람 위협에 놓인 것으로 우려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이하 현지시간)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실린 리즈대 빙하학자인 조너선 카리비크의 연구논문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뉴질랜드, 그린란드, 파타고니아 등의 빙하가 큰 폭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이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히말라야의 빙하 감소 속도가 특히 두드러지게 빠르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꼽지는 않았지만 남아시아 몬순 변화 같은 이 지역 기후요인들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봤다.

근본적으로는 인류 활동에 따른 지구 온도 상승이 바탕인 것으로 보인다.

유엔 기후변화정부간패널은 앞서 지난 8월 보고서에서 1990년대 이후 전세계 빙하 감소가 인류 활동의 여파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결론 낸 바 있다.

빙하가 녹아내리면 전세계 도시에 상당한 피해가 미친다.

빙하가 녹아 주변 지역이 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이고 해수면이 높아져 토양이 바다로 쓸려들어가고, 도로·다리·발전소 등 해안 인근 핵심 인프라가 위협을 받는다.

미국 국립해양기상청(노아·NOAA)은 이같은 변화로 인해 수년 안에 영향을 받게 될 해안가 주민들이 2014년을 기준으로 전체 해안가 주민의 약 40%에 육박하는 것으로 판단했다.

유타대 지질학 교수 서머 루퍼는 "높은 산의 만년설이 특히 해수면 상승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히말라야 지역의 빙하 감소 충격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직접적으로는 곡창지대인 인도 북부가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빙하가 천천히 녹아 농업용수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한꺼번에 녹아 홍수를 일으키고, 이후 가물면 작황이 급격히 악화할 수밖에 없다. 또 빙하가 녹으면서 설반이 취약해져 눈사태 또한 더 자주 일어날 수 있다.

지난 1월 과학전문지 더 크리오스피어(Cryosphere·지구빙권)에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1994~2017년 지구에서 사라진 설원 규모가 미 미시건주를 100m 두께로 덮을 수 있는 규모였다. 미시건주는 남한 면적의 2.5배가 넘는다.


또 일부 연구에 따르면 2100년에는 전세계 고산지대를 덮고 있는 만년설 가운데 일부는 아예 완전히 자취를 감출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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