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을 맞았다고 밝혔다. 그의 지지자 일부는 야유를 보냈다.
CNN은 20일(이하 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19일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폭스뉴스 전 앵커인 빌 오라일리와 대담을 통해 부스터샷 접종 사실을 공개했다.
오라일리가 트윗에 올린 동영상에 따르면 오라일리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나 모두 백신을 맞았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부스터샷을 맞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트럼프는 "그렇다"고 답했고, 그러자 청중들이 야유를 보냈다.
동영상에서 트럼프는 야유하는 청중들을 향해 그러지 말라고 거듭 당부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백신 회의론자들이 많지만 사실 트럼프는 백신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다.
재임 시절 코로나19 초기 대응에 실패한 뒤 여러 음모론을 퍼뜨린 당사자이기도 하지만 과감하게 백신에 투자해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을 조기에 개발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마련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정치적으로는 끊임없이 백신을 비판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백신 개발의 산파 역할을 했다.
트럼프는 재임시절 코로나19에 감염돼 고생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과감하게 이 자리에서 백신과 부스터샷까지 맞았음을 지지자들에게 밝히고 나섰다.
트럼프는 백신 회의론자들 대부분이 자신의 지지층이라는 점을 감안해 그동안 백신 접종 사실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역대 대통령들이 백신 접종 공식 사진을 남겼지만 트럼프는 쉬쉬했다.
생존한 전 대통령들이 모두 참석한 코로나19 공식 행사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 9월에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부스터샷을 맞을 생각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신이 건강해 부스터샷은 필요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렇다고 가능성을 아예 차단한 것은 아니었다.
나중에 봐서 맞을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부스터샷을 반대하지는 않지만 나한테는 안 맞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청중들이 야유를 보내자 야유 또한 자유라면서 "나는 어찌하다보니 백신을 맞았다. 백신이 제대로 된 효과가 없으면 여러분이 가장 먼저 알 것이다"라고 청중들을 달랬다.
한편 백신은 코로나19 돌파감염 우려 속에서도 여전히 치명률을 크게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는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백신을 맞지 않은 이들은 감염 위험이 백신 접종자보다 10배 높다. 또 백신을 맞은 뒤에는 설사 돌파감염이 되더라도 목숨을 잃을 확률은 낮다.
특히 부스터샷까지 맞으면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사망 위험을 20분의1로 낮출 수 있다.
부스터샷을 맞지 않았을 경우라도 백신 미접종자에 비해 코로나19로 사망할 확률은 14분의1로 크게 낮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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