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1일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추진에 "정부와 서로 상의가 안 되면 몇 달 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정동아트센터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나 "현 정부 입장에서는 원칙이 훼손된다거나 일관성에 금이 간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이고 이해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김부겸 총리는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당의 양도세 한시 유예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거듭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따라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 연내 처리를 둘러싼 당정청간 갈등도 당분간 숨고르기 모드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전날 당정이 보유세 인상 한시적 동결을 합의하며 양보를 얻어낸 상황에서 양도세 중과 인하까지 밀어붙일 경우 불필요하게 당정청간 적전분열이 커질 우려도 작용한 걸로 보인다.
이 후보는 전날까지만 해도 한 방송 인터뷰에서 "종부세가 크게 부과됐는데 양도세 중과가 높으니 탈출을 못하는 것"이라며 "정상화가 목표인데, 지금 양도세 중과가 매물 출연을 막는 장애요인"이라고 했다.
청와대에 대해서도 "양보하면 좋겠다"는 말도 했다.
또 "우리가 정책을 하는 이유는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거나 정책 결정자의 철학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의 더 나은 삶 위해서"라며 당위성을 거듭 강조했다.
지도부는 이와 관련 당내 특위를 가동해 찬반 의견을 묻고 숙려기간을 갖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에선 찬반 의견을 가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워킹그룹을 구성해 의견 청취에 나서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는 집권 여당이 대선을 앞두고 신구 세력이 정면 충돌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재명계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정론을 적극 부각하며 차별화에 나서는 반면 강경 친문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
다만 양도세 중과 한시 유예 이슈는 숨고르기 모드를 거쳐 조만간 다시 불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불로소득 환수를 강조하며 국토보유세 신설을 대표 공약을 내건 이재명 후보가 유세 한시 동결과 양도세 중과세 1년 유예 등 사실상 감세카드를 꺼내든 것이 대선을 앞두고 부동산 민심을 되돌리는 문제가 발등에 떨어진 점에서다.
이날도 당 지도부와 중진들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실정론을 부각하며 차별화에 집중한 것도 이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송영길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했고 잘못한 정책은 반성하고 바꿔나가야 한다"며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론에도 "대단히 합리적"이라고 했다.
이재명 캠프 기본사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우원식 의원도 "민주당 정부가 같은 정부지만 지도자가 달라지면 정책이 달라질 수 있다"며 "정책적 이견을 불협화음이라 할 수 없다"고 했다.
이현출 건국대교수는 "당정청간 정책 엇박자로 인한 대선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현재권력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수밖에 없는 미래권력의 정치속성당 언제든지 이 같은 정책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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