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빗뱅킹 서비스 문턱 낮춘
김영길 KB국민은행 부행장
김영길 KB국민은행 부행장
WM고객그룹을 이끌고 있는 김영길 부행장(사진)은 21일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 고액 자산가들만 받던 PB(프라이빗뱅킹) 서비스를 모든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쉽게 받을 수 있도록 'WM자산관리플랫폼'을 설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별로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 안에서 가장 적절한 수익률을 찾아주는 것이 플랫폼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WM자산관리플랫폼은 △성격유형 테스트 MBTI와 유사한 고객분석모형 WMTI △전문가들의 시장분석모형 △맞춤형 포트폴리오 추천 모형으로 구성된다.
우선 WMTI를 통해 고객을 16개 투자자 유형으로 분류한다. 어느 정도 투자경험이 있는 30대 A씨의 경우 'APMC'라는 테스트 결과가 제시되며 '박학다식한 투자의 달인'이라는 스타일로 요약된다. 그러면서 '유행하는 투자상품보다는 스스로 투자 테마를 찾는 경향이 강하다'라는 설명이 붙는다.
그러고 나면 주식형·채권형·대체형·현금형 등 네 분야 자산 종류와 1000개 이상의 포트폴리오 중 가장 알맞은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한다. A씨의 경우는 'IT 포트폴리오' 중 바이오·비대면 업종, 미국 국채를 추천받았다.
김 부행장은 "안전자산과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리거나 줄이라는 제안이나 국가별 투자비중 현황과 최적의 상품 추천을 해줄 수 있다"고 소개했다.
가령 펀드를 여러 개 가입한 사람이 자기도 모르게 특정지역 상품에 쏠림현상이 강하다면 지역적으로 이를 분석해 분산을 제안한다. 또 은퇴를 앞뒀는데 위험형 자산에 편중돼 있다거나 2030세대인데 수익률이 너무 낮은 예적금 위주로 편성한 경우에도 개인의 금융 데이터를 기반으로 포트폴리오를 제시해준다.
김 부행장은 "개인의 성향과 처해 있는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감내할 수 있는 리스크 안에서 가장 적절한 수익률을 찾는 것이 진정한 자산관리"라고 강조했다.
국민은행 가입 고객이면 누구나 이런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유료 서비스 영역으로 여겨졌던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를 국민은행이 처음 시작한 데는 김 부행장의 의지가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국민은행 내 자본시장본부에서 일했다. 딜러와 펀드매니저, PB 센터장도 역임했다. 김 부행장은 "금융 선진국들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꼭 우리 고객에게도 적용하겠다는 포부가 있었다"며 "은행의 천편일률적인 상품 판매에서 벗어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소신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WM자산관리플랫폼은 아이디어 단계부터 시작해 만 2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엔진 개발에 들어간 돈만 수십억원이며, 플랫폼 개발에 전속으로 달라붙은 직원만 열명이 넘는다.
김 부행장은 "기존 은행 상품이 특정 증상에 대한 표준화된 약품을 제공하는 약국이라면 WMTI는 건강검진을 통해 진단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환자 자신보다 개인의 건강상태를 더 정교하게 파악하는 종합병원 검진과 비슷하다"며 "스스로가 모르는 것도 데이터화해서 알려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병원에서 적정 운동량, 식단조절, 약품 처방을 하는 것처럼 WMTI도 개인에게 맞춤형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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