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육아휴직 통계
남성 비중 10년새 20배나 늘어
큰 기업에 몰려 ‘빈익빈 부익부’
#. 내년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직장인 A씨(남·42)는 최근 육아휴직을 하기로 결심했다. 맞벌이 부부인 A씨가 육아휴직을 결정한 것은 아내의 월급이 더 많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직장생활로 가정에 소홀해 육아휴직을 하면 아이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겠다는 생각도 결정에 한몫했다.
남성 비중 10년새 20배나 늘어
큰 기업에 몰려 ‘빈익빈 부익부’
더 이상 육아휴직은 여성의 전유물이 아니다. 남성의 육아휴직 비중이 매년 늘어나면서 지난해 처음으로 '아빠' 육아휴직자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육아휴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만 8세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시작한 사람은 전년보다 3.7%(6089명) 증가한 16만9345명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약 2.3배 늘었다.
특히 A씨처럼 육아휴직 중인 '아빠'는 3만8511명으로 전년보다 20.2%(6460명) 증가했다. 반면 '엄마'는 13만834명으로 같은 기간 0.3%(-371명) 감소했다.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중은 전년보다 3.1%p 늘어난 22.7%로 처음 20%를 넘었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19.6배 늘었다. 반면 여성은 77.3%를 기록, 80% 아래로 내려왔다.
육아휴직을 한 남성의 연령은 35~39세(43.4%)와 40세 이상(32.6%)이 76.0%를 차지했다. 30세 미만은 3.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결혼과 출산이 늦어지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특히 4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2.6%p 증가했다.
여성의 연령은 30~34세(39.8%)와 35~39세(35.8%)가 75.6%를 차지했다. 30세 미만은 11.7%로 가장 낮았다. 여성 또한 40세 이상(12.7%)에서 2.2%p 늘었다.
육아휴직은 기업체 규모에 따라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두드러졌다. 육아휴직자 중 63.5%는 종사자 규모 300명 이상인 기업에 다녔다.
육아휴직을 한 남성의 68.6%는 종사자 규모가 300명 이상인 기업에 소속됐다. 4인 이하인 기업은 3.5%뿐이었다.
여성의 62.0%도 300명 이상인 기업에서 일했다. 종사자 규모가 4명 이하인 기업에 소속된 경우는 5.0%에 머물렀다.
지난해 출생아 수 감소로 인해 출생아 부모의 육아휴직은 전년보다 4.0%(3031명) 감소한 7만3105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아빠 육아휴직자는 1년 전보다 7.4% 증가한 6812명을 기록했다.
출생아 부모 중 육아휴직을 한 부모를 연령별로 보면 남성은 35~39세(41.5%), 여성의 경우 30~34세(52.7%)가 가장 많았다. 30세 미만 남성은 9.2%로 가장 낮았으며, 여성은 40세 이상이 3.3%로 비중이 가장 낮았다.
마찬가지로 지난해 출생아를 대상으로 육아휴직을 한 부모의 61.9%는 종사자 300명 이상인 기업에 소속됐다. 남성은 67.2%, 여성은 61.4%다. 반면 4인 이하 기업에 소속된 경우는 남성 3.9%, 여성 4.5%에 그쳤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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