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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일로 생계, 생활고"…아이 2명 조리원에 버린 30대 사실혼 부부

뉴스1

입력 2021.12.23 10:03

수정 2021.12.2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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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첫째 아이에 이어 둘째 아이도 낳자 마자 산후조리원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0대 남녀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23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사실혼 관계인 30대 여성 A씨와 30대 남성 B씨는 현재 아동복지법 위반(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구속된 채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출생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 지난 3월6일 오후 제주시의 한 산후조리원에 태어난 지 사흘 밖에 안 된 둘째 아이를 맡긴 뒤 잠적한 혐의다.

경찰은 지난 4월26일 해당 산후조리원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해 약 8개월 만인 지난 19일 경기도 평택시에서 숨어 지내던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미 같은 혐의로 지난달 22일 기소돼 첫 재판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2019년 10월에도 같은 수법으로 제주시의 또 다른 한 산후조리원에 첫째 아이를 맡기고 잠적했다가 해당 산후조리원의 신고로 수사를 받았던 것이다. 이 때만 해도 A씨는 직접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는 등 수사에 비교적 협조적이었다.

A씨와 B씨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 동기와 관련해 "아이들을 키울 수 없을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이들은 평택시에서 약 3개월 간 배달일을 하면서 경제적인 활동을 이어나갔고, 여유가 생기면 주거지를 옮기는 방식으로 숨어 다녔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B씨와 둘째 아이까지 낳고 나서야 전 남편과 이혼했던 A씨는 두 아이가 전 남편의 아이로 등록되는 걸 막기 위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더이상 절차를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잠적을 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아내가 혼인 중에 임신한 자녀 뿐 아니라 혼인관계가 종료된 날부터 300일 안에 출생한 자녀 역시 남편의 자녀가 된다.
법적으로는 A씨와 B씨가 낳은 두 아이의 아버지가 B씨가 아닌 A씨의 전 남편이 된다는 얘기다.

현재 두 아이는 여전히 출생신고가 안 돼 있는 상태로, 첫째 아이는 친족, 둘째 아이는 사회복지시설이 돌보고 있는 상태다.


경찰은 A씨와 B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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