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이하 현지시간) 바티칸의 성베드로 대성당(바실리카)에서 성탄자정 미사를 집전했다.
AP에 따르면 최대 2만명이 자리할 수 있는 성당에는 약 2000명만 입장이 허용됐다. 지난해에는 단 200명만 미사를 볼 수 있었다.
교황은 마스크 없이 찬송가 '노엘'을 부르며 성베드로 대성당에 들어섰다. 미사 집전 내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교황은 이날 강론에서 예수가 전세계의 가난한 이들 가운데서 탄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낮은 곳, 바로 그 곳이 주님이 계신 곳"이라면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주님은 위대하게 일어나지 않았고, 대신 자신을 보잘 것 없는 이로 스스로 낮췄다"고 말했다.
교황은 "낮음은 예수께서 우리 가까이로 스스로를 이끈 길이자, 우리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우리를 구원하며 우리를 진정으로 중요한 것으로 되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사는 '자정미사'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오후 7시30분에 시작했다.
바티칸 시국이 위치한 이탈리아는 이번 성탄절 기간 전면 봉쇄에 들어갔다.
이탈리아는 24일 이틀째 코로나19 신규확진자 사상최고를 기록했다. 5만599명 확진자가 나왔다. 또 이날 141명이 사망해 팬데믹 이후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모두 13만6386명으로 늘었다.
바티칸도 오미크론변이에 맞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바티칸 국무장관은 23일 모든 바티칸 직원들의 백신 접종을 의무화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된 이들 역시 백신 의무접종 대상이다.
이전에는 바티칸 박물관, 스위스 근위대 등 대중을 직접 접촉하는 이들만 백신접종이 의무화됐지만 오미크론 확산 속에 대상을 전 직원으로 확대했다.
미사 참석자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 의무화 규정이 없지만 미사 중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쓰도록 했다.
24일 자정미사에서도 교황을 제외한 일반 성직자, 주교, 추기경, 신도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교황은 한 쪽 폐가 없는데다 지난 7월에는 장 수술까지 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일반 신도들을 접견할 때에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백신 3차 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백신접종을 '사랑의 행위'라면서 부자나라들이 가난한 나라들에 백신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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