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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40% 훌쩍' 중화권·베트남·인도펀드 크게 웃었다 [해외펀드 수익률 살펴보니]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1.12.26 18:05

수정 2021.12.26 18:05

中 전기차·2차전지 시장 성장
베트남·인도 증시 유동성 장세
숨고르기 후 추가상승 전망
북미·러·유럽펀드 30% 이하
'수익률 40% 훌쩍' 중화권·베트남·인도펀드 크게 웃었다 [해외펀드 수익률 살펴보니]
코로나19, 중국 정부의 규제, 미국 테이퍼링 등 잇따른 악재로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던 중화권과 베트남, 인도 등 신흥국에 투자하는 펀드 수익률이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선호하는 북미 펀드를 훨씬 웃도는 수익률을 달성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금이탈, 코로나19 추가 변이 바이러스 등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이들 신흥국 투자 펀드의 전망도 밝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과 다른 중화권 펀드

2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중화권, 베트남, 인도 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3.24%로 집계됐다.

중화권 펀드 수익률이 48.36%로 가장 높았고 베트남이 41.69%, 인도 39.67%에 달했다.
지역·국가 구분 중 수익률이 30%를 넘은 곳은 이들 3군데뿐이다. 같은 기간 북미 펀드 수익률은 28.21%에 그쳤지만 러시아(19.76%), 유럽(16.31%), 일본(7.61%) 펀드 등의 성과를 훌쩍 웃돌았다.

눈에 띄는 펀드는 중화권 펀드다. 중국 정부의 규제로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을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넘버 1' 자리에 오른 것이다. 중화권 펀드는 중국은 물론 홍콩, 대만 등 중국 주변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다. 특히 -8.16% 수익률을 기록한 중국 펀드와는 차별화된 모습이다.

상품별로는 상장지수펀드(ETF)인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가 64.85%의 수익률로 1위에 올랐고 2위는 메리츠차이나(29.72%)가 차지했다. 메리츠차이나의 경우 올해 1052억원을 끌어모으며 중화권 펀드 몸집을 불리는 데 가장 크게 기여했다.

■인도·베트남, 탄탄한 기초체력

41.69%의 수익률을 달성한 베트남 펀드가 중화권 펀드에 이어 '넘버 2' 자리에 올랐다. 상품별로는 삼성베트남, HDC베트남적립식이 각각 79.85%, 74.76%의 성과를 달성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74.69%), NH-Amundi베트남레버리지(72.82%)도 70%대 수익률을 냈다.

풍부한 유동성과 기업들 호실적에 따른 증시 상승 영향으로 분석된다. 우상향 기조를 이어오던 호찌민VN 지수는 지난 11월 25일 신고가(1500.81) 경신 후 오미크론 확산 우려에 상승폭을 일부 반납했으나 지난 23일 기준 연초(1120.47) 대비 30.03% 폭등한 최종 성적을 내보였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 팀장은 "시장에 풀린 유동성, 수출경기 개선 등을 기반으로 증시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인건비 등 생산원가 측면에서 월등한 비교 우위를 지닌 베트남으로 글로벌 생산기지가 이전되고 있는 점도 호재"라고 설명했다.

이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은 견조한 대외수요를 토대로 수출경기 호조와 생산활동 개선이 탄탄한 경제기반을 형성하고 있고 향후 백신 접종률이 오르면 내수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변이 바이러스 확산 등 우려요소들이 산재하지만 재봉쇄가 현실화돼도 증시는 10% 정도 조정을 거친 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펀드의 올해 수익률은 39.67%를 가리켰다. 특히 '삼성인도중소형FOCUS'가 63.04%의 수익률을 내며 선두에 섰다. 같은 기간 인도 센섹스지수가 19% 넘게 뛰는 등 증시가 호황을 맞은 결과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인도에 다수 상장돼 있는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정부의 통화완화 정책의 수혜를 받아 이익을 내며 증시를 끌어올렸다"며 "현재 추진되고 있는 국영기업의 민영화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정정책을 펼쳐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려는 움직임도 긍정적 요소"라고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최근 증시가 과도하게 올라 '숨고르기'는 예상된다.
여타 신흥국 대비 가격부담이 높은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산업 발전으로 내년 5%대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MSCI 인디아지수는 연말까지 현시점 대비 15~20%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노유정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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