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연말연시를 맞아 해외에서 보내온 기부 소식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관할 신촌지구대는 28일 오전 신촌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2000달러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해당 기부금은 지난달 중순 서대문경찰서 신촌지구대를 방문한 한 남성으로부터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친구의 부탁"이라며 편지와 2000달러 수표가 담긴 봉투를 통해 전달 받았다.
사연은 이러했다. 현재 미국 뉴욕에서 거주하며 은퇴를 앞둔 A씨(72)는 1970년대 중반 강원도 농촌에서 서울 신촌으로 올라와 고학생으로 어렵게 살고 있었다. 어느 겨울 밤 A씨는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귀가하던 중 신촌시장 뒷골목 리어카에서 홍합을 파는 아주머니들에게 "홍합 한 그릇을 먹을 수 있느냐? 돈은 내일 갖다 드리겠다"고 말한 뒤 아주머니 한 분으로부터 홍합 한 그릇을 얻어 먹었다.
하지만 A씨는 돈이 없어 결국 갚지 못했고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살아오다 아주머니의 선행에 보답하고자 기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A씨는 편지를 통해 "지역 내에서 가장 어려운 분께 따뜻한 식사 한 끼라도 제공해 주시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겠다는 말씀과 그 아주머니에 대한 고마움과 홍합 한 그릇의 빚을 갚는 심정으로 보내게 됐다"고 하며 2000달러 수표를 동봉했다.
신촌지구대는 “기부자의 의사에 따라 관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기부금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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