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앞으로 납품업체에 '갑질'을 하는 대형 유통사의 과징금 한도가 없어질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동안 5억원 한도로 부과해오던 정액 과징금을 법 위반 금액에 비례해 정률로 부과하는 방안을 도입하기로 했다.
박기흥 공정위 유통거래과장은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2021년 유통 분야 납품업체 서면 실태 조사 결과' 브리핑을 열고 "법 위반 금액이 많다면 그에 따라 정률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법이나 시행령을 개정해 내년 중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정위는 법 위반 금액 및 위법 사안과 관련된 매출액을 산정한 뒤 그에 따른 과장금을 계산해왔다. 그러나 이 매출액을 산정하기 쉽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뿐만 아니라 납품업체의 피해가 커도 관련 매출액이 산정되지 않으면 한도가 5억원으로 정해진 정액 과징금을 부과해야만 했다.
박 과장은 "실제 법 위반 금액이 상당한데도 관련 매출액 산정이 어려워 정액 과징금을 부과받는 업체가 종종 있었다"면서 "그동안 정액 과징금 위주로 (제재를) 집행해왔는데 여기서 발생한 문제점을 개선해 정률 과징금을 부과하는 쪽으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가 백화점, 대형 마트, 편의점, 온라인 쇼핑몰, 아웃렛·복합 몰, 텔레비전(TV) 홈쇼핑 등 대형 유통사 32곳과 거래하는 납품업체 7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거래 관행이 전년에 비해 개선됐다고 응답한 비율은 92.1%로 전년(93.0%) 대비 0.9%p 하락했다.
불공정 행위별 경험률을 보면 '판촉비 부당 전가'는 1.7%로 전년(2.5%) 대비 0.8%p 하락했지만 '대금 지연 지급'은 7.9%로 4.1%p, '납품업체 종업원 부당 사용'은 1.1%로 0.4%p, '서면 미교부·지연 교부'는 1.2%로 0.3%p 상승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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