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 국가 안보, 보건 안전 위해 필요
"외국인 러시아에서 사는 것 더럽게 만들어"
각국 러시아 맹비난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러시아에서 사는 것 더럽게 만들어"
각국 러시아 맹비난
러시아가 자국에 3개월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에이즈와 매독 등 성병을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도록 한 법안이 논란이 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국가 안보와 보건 안전 증진을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외국인을 잠재적인 성병 환자로 분류하는 외국인 혐오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오늘 31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자국에서 3개월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에게 90일 이내에 종합 검진을 받도록 하는 외국인지위법 개정안을 시행중이다.
개정안을 보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매독, 결핵, 마약 및 향정신성 약물 복용 여부 등이 검진 항목에 포함된다. 지문을 등록하고 사진도 제출해야 한다.
각국은 이같은 러시아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제이슨 랩홀츠 주러시아 미국 대사는 "이 법은 제노포비아(xenophobia·외국인 혐오)다"고 했다. 이어 그는 "외국인들이 러시아에서 사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독일의 러시아 해외 상공회의소도 이 법의 완화를 촉구했다.
러시아 정부는 3개월마다 검진을 받아야 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고려해 검진의 유효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보건부는 90일 이상 체류하는 외국인이 3개월마다 검사에 대해 "법 해석에 따른 우려를 감안하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3개월마다 통지서를 다시 받을 필요가 없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에 답했다
한편, 다만 외교관이나 국제기구의 구성원 및 그 가족, 6세 미만 어린이와 벨라루스 국민은 면제된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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