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는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들과 달리 폐 손상이 적어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것으로 보인다. 잇단 동물실험 결과에 따른 결론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해 12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실험실에서 동물들과 인간 세포조직을 대상으로 한 여러 실험들에서 오미크론이 왜 이전 돌연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들에 비해 증상이 가벼운지를 보여주는 첫번째 시사점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 오미크론, 상부호흡기에 주로 영향
보도에 따르면 베를린보건원 등의 공동 연구팀은 쥐, 햄스터 등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오미크론이 숙주에 덜 손상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호흡기를 손상시키더라도 폐까지는 가지 않고, 코·목·기관지 등 상부호흡기에만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폐 손상은 훨씬 적었다.
델타변이 등 이전 코로나19 바이러스들은 폐에 심각한 손상을 줘 호흡곤란을 불렀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호흡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 베를린보건원의 컴퓨터생물학자 롤란드 아일스는 오미크론을 "주로 상부호흡기에 발현하는 병"으로 간주하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50여 돌연변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오미크론이 처음 보고됐을 때 과학자들은 오미크론이 이전 바이러스들에 비해 어떻게 다르게 행동할지에 대해 추측만 할 수 있었다. 과학자들이 아는 것이라곤 오미크론이 50개가 넘는 유전자에 돌연변이를 일으킨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것뿐이었다.
단백질 스파이크에도 돌연변이가 일어나 인체 세포에 더 쉽게 침투해 감염력이 델타변이 등보다 훨씬 높다는 정도였다.
오미크론은 남아공에서 처음 보고된 뒤 전세계로 급속히 확산됐고, 많은 나라들에서 델타변이를 대체해 주된 감염원이 되고 있다. 신규확진자 수는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그러나 감염자가 사상최대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입원 증가세는 완만하다. 초기 연구결과들에서는 오미크론이 다른 돌연변이들에 비해 증상이 가볍다는 것, 특히 백신 접종자들이 감염됐을 경우 증상이 가볍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같은 초기 연구결과는 그렇지만 여러 변수들을 포함하고 있어 일반적인 오미크론 특성으로 간주하기가 어려웠다.
초기 감염자들 상당수가 감염이 되더라도 증상이 악화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젊은이들이었다. 또 감염자 상당수가 백신을 접종했거나 이전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 회복돼 면역을 갖춘 이들이었다.
이때문에 초기 감염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토대로 오미크론의 증상이 이전보다 가볍다는 결론을 내리기는 어려웠다.
■ 잇단 동물실험 결과에서도 같은 결론
그렇지만 이번 동물실험 결과는 이같은 결론이 가능하다는 점을 뒷받침해준다.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들도 대부분 오미크론이 델타와 이전 돌연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들에 비해 증상이 약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워싱턴대(WU)의 바이러스 학자인 마이클 다이아몬드 박사는 해부학적 구조가 오미크론 증상을 더 가볍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미국과 일본 과학자들이 대규모로 진행한 햄스터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오미크론 바이러스는 코에서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햄스터들과 같은 수준으로 검출됐다. 그러나 폐에서는 달랐다. 오미크론에 감염된 햄스터들의 경우에는 폐에서 검출된 오미크론 규모가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의 경우에 비해 10% 이하에 그쳤다.
홍콩대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잇단 동물 연구 결과는 오미크론의 증상이 이전 델타변이 등에 비해 훨씬 더 가벼울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