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변이 확산에 따른 코로나19 감염자 증가 추세가 꺾이고 있다고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가 밝혔다.
오미크론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확진을 급격히 끌어올린 뒤 곧바로 자체 추동력으로 인해 사그라들 것이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남아공, 오미크론 감염자 급감
지난해 12월 3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남아공 대통령부 장관 몬딜 군구벨레는 30일 "모든 지표들이 남아공의 4차 웨이브가 정점을 찍었을 수 있음을 가리키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신규확진과 병원 입원이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아공은 이에따라 새해를 앞두고 수요가 대폭 늘어난 주류 판매 재개를 허가했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 의무화, 모임 인원 제한 등은 지속되고 있다.
오미크론을 처음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한 남아공이 짧은 기간 안에 폭발적인 감염을 거쳐 코로나19 감염이 사그라드는 모습을 나타냄에 따라 현재 오미크론 확산세로 어려움을 겪는 다른 나라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됐다.
감염력 높은 오미크론은 급속하게 퍼지지만 다른 한편으로 증상도 델타변이 등 이전 코로나19에 비해 가볍고, 단기간에 팬데믹 파고가 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미국과 영국, 프랑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오미크론 확산세 속에 신규 감염자가 연일 사상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또 비록 증상은 가볍다고 하지만 취약층의 경우 중증으로 악화하기도 하기 때문에 병원 입원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방역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 오미크론, 증상 덜 위중해
오미크론의 증상이 덜 심각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지만 최근 잇단 동물실험 결과로 보면 오미크론은 본질적으로 덜 고통스러운 증상을 수반하는 것으로 보인다.
동물실험 결과 오미크론은 델타변이를 비롯한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들에 비해 폐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델타변이 등은 폐에까지 심각한 손상을 입혀 회복된 뒤에도 숨이 가쁜 것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
반면 오미크론은 주로 코·목·기관지 등 상부호흡기에 영향을 미칠 뿐 폐에까지 침투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코에서는 다른 코로나19 바이러스와 같은 규모의 오미크론이 검출됐지만 폐에서는 오미크론 검출 규모가 델타변이 등의 10% 이하 수준이었다.
남아공 사례도 오미크론 증상은 덜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미의학협회저널(JAMA)에 실린 남아공 병원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남아공을 덮친 뒤 발현 증상은 훨씬 경미하다.
남아공 민영의료그룹 넷케어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응급실에 실려왔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41%였다. 델타변이 등 다른 돌연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돌 때에는 응급실에 왔다가 입원하는 경우가 70%에 육박했다.
또 산소호흡기 사용이나 중환자실 입원이 필요한 이들도 오미크론의 경우 더 적었다.
■ 남아공 특수성 있지만 희망은 높아져
다만 남아공의 경험을 일반화하기에 어려운 몇 가지 변수들이 있기는 하다.
우선 남아공은 백신 접종 전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져 자연적으로 항체를 가진 이들이 많았다. 백신 접종이 확대로 항체가 형성된 이들도 여기에 가세했다.
또 또 감염자들이 젊은 층에 집중됐다는 점도 변수다. 나이가 젊을수록 중증으로 악화하는 위험이 낮다.
계절 요인도 있다.
겨울철인 북반구와 달리 남반구에 속해 있는 남아공은 현재 여름이다. 야외활동이 많기 때문에 겨울철을 맞아 실내활동이 많은 북반구 국가들의 오미크론 감염 양상은 다를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 동물실험과 남아공의 감염 흐름으로 보면 오미크론이 팬데믹 종식을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이는 것은 사실이다.
남아공 보건부에 따르면 25일까지 1주일간 신규 확진자 수는 30% 급감했다. 1주일전 12만7753명에 이르렀던 신규 확진자가 8만9781명으로 줄었다.
또 웨스턴케이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병원 입원환자 수도 줄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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