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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안發 반도체 공급망 차질 2월까지 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3 18:15

수정 2022.01.03 18:32

시안 넘어 닝보로 코로나 확산
삼성·美마이크론·대만 리청 등
생산라인 축소·정상 가동 어려워
봉쇄 강화땐 글로벌 대란 우려
中시안發 반도체 공급망 차질 2월까지 간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서울=정지우 특파원 강규민 기자】 코로나19 확산으로 봉쇄령이 내려진 중국 산시성 시안발 반도체 공급망 차질이 초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봉쇄령으로 중국 시안 소재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대만 반도체 업체 리청 테크놀로지 등의 생산라인이 축소되거나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지 지난해 12월 31일자 6면 참조>

강력한 봉쇄로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물자가 공장으로 들어오기가 힘들어지면서 차질이 장기화되고 있다.

3일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확진자 0명)' 정책을 고수하면서 2월까지 파장이 이어질 전망이다. 시안발 코로나19 확산세는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시안은 누적 확진자 수가 1500명을 넘은데다, 여전히 유입 경로와 감염 시발점이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바이러스는 시안을 넘어 저장성 닝보 등으로 퍼지는 추세다. 중국 전문가들은 "아직 변곡점이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반도체 공급망 혼란은 불가피하게 됐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공정원 장바이리 원사는 1월 중순께 감염 사태가 진정되고 하순에 완전히 잡힐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지방정부는 제로코로나가 4~5일 지속돼야 봉쇄 강도를 낮춘다. 단순 계산해도 2월 초는 돼야 봉쇄가 풀린다는 의미다. 더욱이 반도체 공정은 한 달여 뒤에 시장에 여파가 전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1월말까지 봉쇄될 경우 2월말까지 후폭풍은 계속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축소 조정키로 했고 마이크론은 D램 메모리칩의 공급 지연을 예상했다. 반도체를 포장하고 시험하는 리청 공장 가동률은 40~50%까지 떨어졌다. 다만 삼성전자는 재고량 조절 등으로 통해 공장이 정상 운영중이라고 답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 정부 방역 규정에 맞춰 봉쇄식 관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생산 운영은 정상이라는 입장이다. 마이크론도 대부분의 고객에게 제품을 인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청 역시 지난해 12월31일 직원 500여명을 공장 부근 인근 호텔로 숙소를 옮기고 생산라인에 투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재고량이 소진될 경우 전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 대란이 우려된다. 삼성 시안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은 세계 전체 생산량의 15.3%에 이른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글로벌 3강으로 꼽힌다. 중국 매체는 시안을 포함한 산시성에 200개 이상의 반도체 회사와 연구기관 등이 운영 중인 것으로 파악했다.

시안 현지 매체는 "전염병의 영향을 받는 일부 업계의 인적·물적 흐름이 엄격하게 통제되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메모리 칩 제조사인 삼성 등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파급력이 크며 세계 최대 공장인 시안이 감기에 걸리면 세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반도체 핵심인력들과 오퍼레이터(현장직)이 부족까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생산직보다는 재택근무가 원하는 소프트웨어 직종으로 인력이 대거 이동했기 때문이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반도체 업계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에서만 7만~9만명의 인력을 추가로 고용해야 한다. 미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재편하기 위해선 30만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미 정치권애서 나오고 있다.


반도체 인력난은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파운드리 업계 글로벌 1위인 TSMC가 위치한 대만의 경우에도 지난해 8월의 경우 2만7700명의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나 늘어난 수치다.

j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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