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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빼고 다 바꾼다"…국민의힘, 선대위 총사퇴 '격랑 속으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3 18:29

수정 2022.01.03 22:01

지지율 추락에 전면 해체 극약처방
김종인 거취 놓고 번복 혼선 빚기도
이준석 "거취 변함없다" 사퇴 거부
윤석열 "최대한 빠른 시간 내 결정"
기로에 선 尹, '원팀' 구성에 달려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3일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만 빼고 사실상 선대위를 전면 해체하는 수준의 극약처방전을 꺼내들었다. 최근 선대위 내홍이 지속되고 윤 후보 지지율이 빠지면서 '자칫 이러다 대선에서 필패할 수있다'는 당내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종인 위원장을 제외한 선대위원장단이 일괄 사퇴한 데 이어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윤 후보에게 선대위 개편의 전권을 위임했다. 말 그대로 '후보만 빼고 다 바꾸겠다'는 것이다. 김기현 원내대표 등 의원들도 선대위에서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백의종군하기로 했다.
결국 윤 후보와 김 위원장을 제외하고 선대위 전체를 리셋하는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선대위의 전면 개편 의사를 밝힌 뒤 윤 후보에게도 변화를 촉구한 것을 비롯해 소속 의원들에게는 "금년 대선에서 (승리)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당이 유지나 될 수 있나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경고장을 날렸다.

윤 후보의 결단만 남은 가운데 앞으로 쇄신 범위가 어느 정도로 확산되느냐에 따라 향후 윤 후보의 지지율 반등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일단 윤 후보는 이날 밤 늦게 당사를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선대위 개편 방향에 대해 "조금 만 더 기다려달라. 가급적 빨리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尹·金 빼고 일괄 선대위 사퇴

윤 후보는 이날 오후 선거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당 선대위 전면 쇄신에 대한 구상에 돌입했다.

김 위원장의 선대위 전면 쇄신책 발표 이후 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김기현 원내대표와 김도읍 정책위의장이 당직까지 사퇴키로 하면서 선대위 전면 쇄신에 불을 당겼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를 통해 "의원들 모두는 이제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오직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당직 사퇴 범위는 선대위 내로 한정시켰다.

윤 후보 직속인 새시대준비위원회의 김한길 위원장도 신지예 수석부위원장 사퇴 논란으로 윤 후보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해체 수준의 선대위 일괄 사의 표명은 이준석 대표의 선대위 사퇴 이후 내홍이 심화되고 외부에 권력투쟁처럼 비쳐지면서 윤 후보 지지율까지 휘청거리자 더 이상 선대위 체제를 이대로 유지해선 안된다는 강경 기류가 주요 배경이 됐다는 관측이다.

또 선대위 소통과정에 혼선이 빚어지면서 당초 당 공식 루트를 통해 공지된 김종인 위원장의 전격 사의표명이 번복되는 등 당내 혼란스런 양상은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이날 김 위원장의 선대위 개편 추진 발표 과정에서 윤 후보에 대한 패싱논란 마저 일고 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의총에서 윤 후보와의 비공개 대화 내용까지 공개하면서 현 위기 상황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강력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윤 후보에게 내가 당신의 비서실장 노릇을 선거 때까지 하겠다, 총괄선대위원장이 아니라 비서실장 노릇을 할테니 후보도 바꿔서 우리가 해달란대로 연기만 좀 해달라했다"며 절박한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제가 지난 한달여간 선대위 운영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러한 형태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본다. 여러 여론을 1월말까지 다시 원래 상황으로 전환시키지 않으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향후 쇄신 범위가 관건

과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윤 후보에게 지지율에서 열세를 보이던 당시 당직자 사퇴를 포함한 선대위 전면 개편을 단행했던 만큼 국민의힘도 민주당을 뛰어넘는 쇄신으로 반전을 꾀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쇄신 규모가 선대위로 한정될 경우 전면 쇄신 효과가 윤 후보 지지율 반등에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지는 미지수다. 대대적인 쇄신책 제시에도 불구, 여전히 선대위 내홍이 진행중인 것도 악재다.

윤 후보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권성동 사무총장 겸 선대위 종합지원총괄본부장은 본부장직 사퇴는 수용해도 사무총장직 사퇴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앞으로 쇄신 규모를 놓고 얼마든지 당내 파열음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없는 상황이다. 결국 윤석열 선대위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윤 후보를 위한 진정한 '원팀' 구성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선대위의 발전적 해체를 요구해온 이준석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 당직사퇴에 대해 "실제로 그게 이뤄졌는지도 잘 모르겠다.
사무총장이 사퇴했나"라며 윤 후보 측근인사인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에둘러 압박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선대위 모두가 '나는 이번 위기에 관련없다'는 식으로 하기에는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며 "민주당 이상의 큰 인적쇄신은 불가피하다.
단순히 몇몇 사람 바꾸는 것으로 등돌린 국민들의 마음을 돌려놓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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