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자녀 장기결석 방치 '교육적 방임'도 학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4 17:30

수정 2022.01.04 18:18

비대면 수업 맞물려 더 심해져
물리적 폭력 등 함께 겪기도
자녀 장기결석 방치 '교육적 방임'도 학대
아이를 학교에 보내지 않는 등 '교육적 방임'이 최근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적으로 방임된 아동은 다른 유형의 학대도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4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학업을 유예한 초등학생 중 '장기 결석자'(정당한 사유 없이 3개월 이상 결석)의 비중이 최근 수년간 높아지고 있다. '미인정 유학'과 기타 사유를 빼면 학업 유예는 '질병' 아니면 장기 결석인데 지난해 장기 결석의 비율이 7.9%(127명 중 10명)로 2019년 4.1%(122명 중 5명)에서 다소 오른 것이다. 중학생의 경우도 지난 2020년 7%에서 2021년 9.1%로 증가했다.


최근에도 교육적 방임 사건은 계속 일어나고 있다.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2월30일 딸 A양(14)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혐의로 40대 여성 B씨를 입건했다고 밝혔다. B씨는 A양을 비롯한 세 자매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다. 이들은 그간 의무교육과 의료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13일에는 만 7살 아들 C군을 데리고 약 3개월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초등학교에 입학시키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남성 D씨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교육적 방임은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기조와 맞물려 더 심해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0년 11월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등이 발표한 '코로나19, 취약가정 아동·청소년의 생활실태조사'에 따르면 저소득·맞벌이 가정의 돌봄 취약 아동 988명 중 35.5%가 "평일에 성인 없이 집에 혼자 있다"고 밝혔다. 이중 41.6%는 5일 내내 부모나 어른 없이 지내고 있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비대면 초기에 등교하고 싶어 하던 아이들도 어느새 적응해 집에 있고 싶어 한다"며 "이때 '그래도 학교에 가야 한다'고 지도해 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자녀를 방임하는 보호자가 그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수경 변호사(법률사무소 율다함)는 "학교가 신경을 써야 하는데 혼란스러운 시기라 행정력에 한계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적 방임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물리적 폭력 등 다른 유형의 학대와 함께 일어나거나 그 전조가 될 수 있다.
정 교수는 "아동 학대는 다양한 유형이 겹쳐 일어나는 경우가 많아 교육적 방임을 당하고 있는 아이는 신체 학대 등도 받고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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