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백신을 4차례나 접종하는 정책이 현실적으로 불필요하고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반면 접종해 보니 실제 효과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영국 보건부 독립 자문기구인 백신·접종 면역공동위원회(JCVI)의 앤드루 폴라드 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공개된 현지 매체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인터뷰에서 4차 접종을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옥스퍼드 대학 교수인 그는 과거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참여하기도 했다. 폴라드는 “우리는 4~6개월마다 전 지구에 백신을 접종할 수 없다. 이는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그럴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12세 이상 인구에 전면적인 백신 접종보다는 “취약 계층”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취약 계층이 누구 인지,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자주 추가 접종을 해야 할지 알아내기 위해 더 많은 자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폴라드는 같은날 영국 스카이뉴스 방송에도 출연했다. 그는 “인류 전체에 4차 접종을 제공하고 6개월마다 반복하는 것은 세계적인 관점에서 지속가능하지도 않고 실행할 수도 없으며 그럴 여유 역시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저소득 국가에서는 1차 접종 비율도 10%를 밑도는데 세계적으로 백신을 4차례나 접종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유행으로 2차례 기본 백신 접종 외에 추가 접종(부스터샷)을 시행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오미크론 변이가 너무 빨리 퍼지자 더 나아가 부스터샷 접종자에게 백신을 또 주사하는 4차 접종까지 진행중이다. 이스라엘은 지난달부터 4차 접종 임상시험을 진행했고 이달에는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접종을 시작했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장관도 지난달 인터뷰에서 “4차 접종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백신 정책을 책임지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달 2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4차 접종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부스터샷의 예방 효과가 어느 정도 버티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스라엘은 4차 접종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4일 이스라엘 셰바 메디컬 센터를 방문해 “4차 접종 후 1주일이 지나면서 안전성에 대한 확신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시험 접종한 지 1주일이 지난 사람들이 이전에 비해 항체가 5배 가까이 늘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강조했다. 셰바 메디컬 센터 대변인은 4차 접종 임상시험 결과 접종자의 80%가 미미하고 국소적인 이상 반응을 보였고 45%는 근육통 및 두통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0%가 경험했던 발열 증상은 하루 안에 완화됐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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