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조원대 블록버스터급 신약 창출이 제약 강국으로 가는 열쇠다. 국내 제약업계가 개발한 신약은 33개에 이르지만, 이 중 연매출 500억원이 넘는 제품은 3개에 불과하다. 연간 10조원 규모의 바이오 관련 기술을 수출하면서도 대표급 신약이 나오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세계 최초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 '인보사(TG-C)'가 부활의 기미를 보인다. 지난해 말 미국에서 3상 환자에게 투약을 재개, 2023년까지 미국 80개 임상기관에서 1020명에 달하는 대규모 임상이 진행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인보사는 국내 첫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성분 논란으로 임상이 중단됐다. 다행히 1년 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투약재개 결정이 나온 데 이어 3상을 본격화하면서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국내에서 사실상 퇴출된 것과 달리 FDA는 인보사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미국의 골관절염 환자는 약 3800만명으로 추정된다.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76억달러에서 2024년 92억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인보사는 기존의 수술, 진통제 투여, 물리치료법과 달리 근본적 치료를 지향하는 혁신 바이오 신약이다. FDA의 최종 승인을 얻으면 세계 골관절염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인고의 시간을 딛고 일어선 인보사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이 도약하는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joo@fnnews.com 노주석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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