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남미 등 수입처 다변화
안정적 물량 확보는 어려워
안정적 물량 확보는 어려워
코로나19 여파로 원유 가격이 지난해 연말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국내 정유사들이 그동안 원유 수입 물량 중 30~40% 정도를 차지하던 단기 계약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급등락을 거듭하며 요동치는 원유 가격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5일 정유업계와 에너지 정보분석업체 S&P글로벌 플랫츠 등에 따르면 최근 SK이노베이션 등 아시아 8개 정유사들은 모두 원유에 대한 장기 계약에 의존하기보다 단기 계약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등 비석유수출국기구(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의 원유 생산 전략, 중동 원유 판매가 등에 따라 원유 단기 계약 비중을 5% 이상 늘리는 방안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단기 계약 비중을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현대오일뱅크는 시황에 맞게 적절하게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제유가가 급등과 급락을 거듭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리스크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국제유가는 늘어난 원유 수요 대비 공급이 적어 한동안 폭등을 거듭하다 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수요가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델타 변이 만큼 위험성이 크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유가가 다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수입 의존도가 가장 높은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해 1월 배럴당 54.82달러였던 가격이 같은 해 10월 81.6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오미크론 여파로 지난달 73.21달러까지 하락했다가 이달 들어 77.2달러로 다시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불확실성이 커지면 유가는 출렁거릴 수 밖에 없는데, 이 때 중동산 원유를 장기 계약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미국산, 남미산 등의 원유를 확보하면 이러한 변동성에 대비할 수 있다"면서 "과거 이란산 원유는 다른 중동산 원유보다 훨씬 쌌기에 이란 핵협상이 원만히 진행될 경우에 대한 기대 심리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단기 계약을 늘리는 데 따른 리스크도 존재한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원유 단기 계약의 경우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며 "가격이 높은 상황에서 원유를 사야 한다는 단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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