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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 갚은 대만, 대표부 개설한 리투아니아 럼주 2만병 수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6 02:48

수정 2022.01.06 02:48

[파이낸셜뉴스]
에릭 황(오른쪽 3번째) 주 리투아니아 대만대표가 지난해 11월 18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만대표부 개소식에서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은 이튿날 리투아니아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AP뉴시스
에릭 황(오른쪽 3번째) 주 리투아니아 대만대표가 지난해 11월 18일(현지시간) 리투아니아 빌뉴스 대만대표부 개소식에서 직원들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국은 이튿날 리투아니아에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다. AP뉴시스

대만이 자국에 대표부를 개설한 리투아니아에 보은했다.

중국의 보복으로 오갈데 없게 될 럼주를 사들이기로 한 것이다.

대만과 외교관계 회복에 나선 리투아니아에 대해 보복으로 중국이 당초 사들이기로 했던 리투아니아산 럼주 2만병 통관을 거부할 것으로 알려지자 그 술들을 대만이 대신 받기로 했다.

중국이 퇴짜 놓을 럼 2만병 대신 인수
5일(이하 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대만 국영 담배주류공사(TTL)가 리투아니아 럼을 대신 사들이기로 한 것은 대만 정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대만 재무부와 리투아니아 대만 대표부의 에릭 황이 중국으로 향하고 있는 리투아니아 럼의 중국 통관이 거부될 수 있다고 TTL에 알리자, TTL이 대신 인수에 나서기로 했다.


TTL은 리투아니아가 중국으로 수출한 맥주 통관이 거부된 점에 비춰볼 때 럼 역시 통관을 못할 것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며 인수를 결정했다.

대만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정부 부처인 국가발전위원회(NDC)도 페이스북 포스트를 통해 리투나이나 럼이 "중국 세관을 통과히지 못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NDC는 대만과 리투아니아간 친선 관계에 관해 강조하는 포스트도 올렸다.

갑작스레 럼 2만병을 떠안게 된 대만은 언론을 통해 럼을 어떻게 마시고, 어떻게 요리에 활용할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리투아니아 럼이 이달 말 대만에 도착하면 이를 적극적으로 구매할 것을 시민들에게 권고하고 있다.

아울러 집에서 럼 칵테일, 럼이 들어간 프렌치토스트, 스테이크, 코코아 등은 어떻게 만드는지 조리법도 언론을 통해 알리고 있다.

중 "보복 없다" 발뺌
중국은 리투아니아에 대한 어떤 교역 제한도 가하지 않고 있다고 발뺌했다. 정치적 보복은 국제 무역규정 위반이다.

그러나 한국의 사드배치에 대해 비공식적으로 보복한 것처럼 리투아니아에 대해서도 보복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인 리투아니아가 자국 수출품들이 중국 세관에서 통관되지 못하고 억류돼 있다는 보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EU집행위원회는 리투아니아를 대신해 중국에 이를 항의하고 있고, 세계무역기구(WTO)에도 제소를 추진 중이다.

리투아니아가 중국의 보복이 불을 보듯 뻔한데도 불구하고 중국을 버리고 대만과 손잡은 배경은 미미한 양국간 교역 규모도 한 몫을 했다.

리투아니아 수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불과하다.


BBC는 중국이 정치적으로 갈등을 빚는 나라에는 비공식적인 무역제재를 가해왔다면서 지금은 쇠고기, 와인, 보리 등 호주산 제품들을 보이콧하고 있다고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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