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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곡·바닷길 따라 달리는 기차여행 간이역마다 쌓이는 추억[Weekend 레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2.01.07 04:00

수정 2022.01.07 08:23

코레일 이색 기차여행 베스트5
기차가 바다로, 산으로 달린다. 기차여행은 도보 혹은 자동차를 이용해서는 제대로 살펴볼 수 없는 비경을 기차에 편하게 앉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기차의 네모난 창문은 마치 영화관 스크린처럼 자연의 아름다움을 제공한다. 비슷한 경치가 이어지다가도 때로는 협곡을 통과하고, 해변을 지나가고, 터널 속으로 들어가다보면 어느덧 간이역에 정차한다.

손은숙 한국철도공사 부산경남본부 팀장은 "국내에는 해랑열차, 바다열차, 서해금빛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국악와인열차 등 멋지고 다양한 기차여행 코스가 많다"며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5개 기차여행 코스 중 현재는 백두대간협곡열차, 바다열차, 서해금빛열차만 운행중"이라고 설명했다.


백두대간협곡열차
백두대간협곡열차
영화 ‘기적’ 촬영 현장으로 알려진 경북 봉화 양원역 코레일 제공
영화 ‘기적’ 촬영 현장으로 알려진 경북 봉화 양원역 코레일 제공

■ 협곡의 아름다움을 한눈에'백두대간협곡열차'

일명 'V트레인'으로 불리는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강원도 태백 철암역에서 경북 영주역까지 절벽과 바위산으로 둘러싸인 백두대간 협곡 사이를 여행하며 오감으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복고풍 테마 관광열차다. 백두대간 협곡을 짜릿하게 누빌 수 있도록 천장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유리로 장식돼 아름다운 풍경을 두 눈에 가득 담을 수 있다. 백호 무늬의 외관 디자인은 백두대간 호랑이의 기상을 표현하고 실내에는 큰 유리창과 복고풍 소품으로 꾸며져 자연과 추억을 오가는 여행을 선사한다. 노선은 영주역~철암역을 운행하는 열차와 분천역(경북 봉화)~철암역을 운행하는 열차로 나뉘어져 있다. 백두대간 협곡열차는 협곡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도록 시속 30㎞로 운행되며 정차역마다 즐길거리가 풍부하다. 분천역은 산타마을로 이미 유명 관광지가 되어 많은 여행객이 찾고 있다. 주민들이 직접 세운 역으로 유명한 양원역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기적'의 배경이 되면서 여행객들의 문의가 많다. 협곡의 비경은 비동역부터 즐길 수 있으며 종착역인 철암역에서는 철암탄광역사촌을 관람할 수 있다.

여행객들이 바다열차를 타고 대화를 나누며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바다열차를 타고 대화를 나누며 풍경을 감상하고 있다.

■ 푸른 동해안 해안선을 씽씽 달리는 '바다열차'

보통 기차와는 달리 창문을 향해 좌석이 놓여 있는 특이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바다열차'는 강원도 강릉역에서 삼척역까지 58㎞에 이르는 아름다운 동해안 해안선을 달리는 열차다. 출발지가 서울이라면 강릉까지 KTX를 타고 가서 강릉역에서 기차를 갈아타면 된다. 열차를 타면 영화관 스크린처럼 큼지막한 창문으로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어떤 영화보다 낭만적인 푸른 동해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바다에 들어설 수는 없지만 조금 떨어져서 부드러운 해안선이며 바다와 하늘이 닿는 수평선을 한눈에 담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닮은 듯 이어지는 풍경은 80여분간 계속된다. 바다열차 내부는 남녀노소 다양한 연령층의 여행객들로 가득하다.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좋지만 부모님께 선물하는 효도관광 상품으로도 부족하지 않은 코스다.

선유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사진=조용철 기자
선유도 명사십리해수욕장 사진=조용철 기자

■ 서해안 관광지를 찾아 떠나는 '서해금빛열차'

'G트레인'이라고도 불리는 '서해금빛열차'는 천혜의 해양생태, 찬란한 역사, 문화의 보고를 갖춘 서해안의 풍요로운 관광지를 찾아 떠나는 열차다. 한옥식 온돌마루와 온천 족욕시설을 갖추고 갯벌, 섬, 낙조 등 다양하고 풍요로운 자원을 가득 지녔다. '족욕 카페'는 차 한잔과 함께 달리는 열차 안에서 차창 밖 풍경을 보며 여유롭게 족욕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공간이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고 차창 밖 풍경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피로가 눈 녹듯 가시고, 온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질 만큼 안락하다. 환경 색채와 모자이크 기법을 활용해 열차가 햇빛을 받으며 서해안을 달릴 때 마치 금빛가루가 흩날리는 듯한 무드가 연출될 수 있도록 표현했다. 서해금빛열차는 장항선을 따라 아산온천, 수덕사, 남당항, 대천해수욕장, 국립생태원, 군산근대문화유산거리, 보석박물관 등 서해 7개 지역의 보석 같은 관광지를 찾아간다.

해랑열차 이벤트 공연
해랑열차 이벤트 공연

■ 특급호텔 부럽지 않은 관광열차 '해랑'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크루즈 여행을 지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숙박형 관광전용열차 '해랑'은 낮에는 관광하고, 야간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열차 안에서 숙식을 모두 해결한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해랑 탑승객은 출발부터 도착까지 추가비용 없이 최상의 서비스를 받는다. 해랑 열차의 모든 객실은 아늑한 침대실로 구성돼 있다. 객실마다 개별 샤워시설과 응접소파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췄다. 또 '레스토랑 & 카페차'에서는 다양한 식음료, 와인, 칵테일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랑 여행객은 '라운지 & 이벤트차'(전망차)의 탁 트인 창을 통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청각 시설을 갖추고 있어 여행하면서 문인의 특강을 듣거나 각종 문화공연도 감상할 수 있다. 여행코스는 정규코스와 테마코스로 이뤄졌다. 정규코스는 서울역을 출발해 순천-부산-경주-동해지역을 여행하는 2박3일 일정의 전국일주코스와 영월-단양-경주를 여행하는 동부권 코스, 전주-순천-목포를 여행하는 서부권 코스(이상 1박2일)가 있다. 또 테마코스는 해맞이,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시기에만 운영되는 코스다.

20m 얼음기둥이 장관을 이루는 옥계폭포
20m 얼음기둥이 장관을 이루는 옥계폭포

여행객들이 영동국악체험촌에서 장구 체험을 하고 있다.
여행객들이 영동국악체험촌에서 장구 체험을 하고 있다.

■ 토종 와인과 국악 체험 '국악와인열차'

'국악와인열차'는 국악과 와인을 접목시킨 신개념 기차여행 상품으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 우리나라 토종 와인과 국악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다. 열차 외부는 와인을 상징하는 보라색과 자주색으로 꾸며졌으며 그 위에 포도넝쿨, 징, 해금, 태평소, 북 등 국악기가 그려졌다. 국악와인열차의 정기코스 여행지는 충북 영동이다. 영동은 포도와 관련된 문화체험 시설이 많고 조선시대 아악(雅樂)을 정리한 난계 박연 선생이 출생한 곳이어서 국악 관련 문화도 한껏 즐길 수 있다.
특히 난계국악체험존에서 펼쳐지는 국악 공연은 여행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난계국악촌에서는 기네스북에 등재된 큰북 '천고'를 볼 수 있다.
또 '박연폭포'로 알려진 옥계폭포는 박연 선생이 자주 찾았던 명승지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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