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공급망 패권전쟁 (3)·끝 국내 산업·통상정책 어디로
요소수에도 나라가 들썩
리튬·마그네슘 못들어오면?
요소수에도 나라가 들썩
리튬·마그네슘 못들어오면?
■산업별 전략품목, 中의존도 낮춰야
한국은 그동안 중국을 핵심 허브로 활용하는 글로벌 가치사슬(GVC) 전략을 추진했으나, 첨단부터 범용까지 전 제조업에 걸쳐 광범위하게 형성된 중국과의 분업관계로 인해 주요국 중 중국과 연관된 대외 리스크에 가장 크게 노출돼 있다.
6일 산업연구원 등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입의존도는 약 24%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는 중국과 연계된 공급망이 어떻게 우리 경제를 위협할 수 있는지 깨닫게 했다. 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특정 국가 의존도가 큰 약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주변국과의 분업구조상에 나타나는 리스크 수준과 요인을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산업별 공급망 전략의 재정립이 시급한 시점이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대중국 수입에서 전략적 취약성이 관측돼 관심이 필요한 품목은 실리콘, 리튬, 마그네슘 등을 포함해 총 1000여개에 달한다. 이 중 수입의존도가 70% 이상인 품목이 600개 이상이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품목 중 상당수는 국내 주력산업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예컨대 리튬과 마그네슘 수급에 문제가 생기면 2차 연계산업인 화학, 이차전지, 반도체 등도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마그네슘은 철강이나 비철 같은 유사업종은 물론 일반기계, 수송기계 등 다양한 산업과 깊은 연관관계가 있어 유사시 2차 피해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이 중국 의존도를 낮출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CPTPP는 전 세계 무역의 15%, 국내총생산(GDP)의 13% 정도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블록으로 우리나라 주요 교역국인 베트남, 일본, 싱가포르 등이 가입해있다. 업계는 CPTPP 가입이 시장 다변화와 미·중 간 무역 갈등으로 불안정한 글로벌 공급망 구축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지형을 확대해 수출국과 수출품 다변화가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주요국-신흥국 투트랙
미국, 중국, 일본, EU 등 주요국들은 ICT 및 디지털 산업, 바이오 및 의료, 친환경 에너지 등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선정하고 자국 내 공급망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특정 지역의 생산중단, 봉쇄, 수출금지 등에 취약한 글로벌 공급망의 문제점이 드러났다.
특히 미국 백악관은 지난해 반도체, 배터리, 의약품 및 희토류에 대한 미국 내 공급망을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하고, 미국의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는 반도체 산업을 필두로 한 첨단기술 분야에서 중국을 제외한 공급망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반도체와 대용량 배터리 등은 한국 역시 BIG3 신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미래성장동력이다. 이 때문에 전면적인 협력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코트라는 분석보고서를 통해 "주요국과는 결국 상호 전략적인 이해관계에 따라 부분적 협력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가 경쟁력을 갖춘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의 산업에서는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분야인 바이오, 환경, 지식서비스 등의 분야에서는 적극적인 주요국의 투자를 유치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반면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인도 등 주요 신흥국과는 단기적 이익보다는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직접적 이해충돌이 전면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상호보완이 가능하다. 코트라는 "반도체, 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우리의 주력산업과 미래산업 분야에서는 우리가 주도권을 가지고 해당국들의 발전을 지원하는 전략을 통해 지역 내 생산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우리의 표준을 지역 내 표준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주력산업에서 해당 국가로 진출·협력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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